5∼6월에 1%대로 상승 전망…디플레 우려엔 선 긋기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한국은행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또 0%대에 머문 것을 두고 예상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하고 농산물, 석유류, 복지정책 영향이었다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2일 "2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1% 미만으로 간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농산물, 석유류, 복지정책 강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16년 7월(0.4%)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2월 1.3%에서 올해 1월 0.8%로 내려간 뒤 2월 0.5%에 이어 3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1분기 기준으로는 0.5%로 1965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저였다.
한은 관계자는 "날씨가 따듯해지며 농산물 출하량이 늘었다"며 "석유류 가격은 유류세 인하, 작년 연말부터 하락한 국제유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관리물가 여파도 적지 않았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3월 신학기를 맞아 서울, 부산, 충북, 경남 지역에 고교 무상급식이 확대됐고 무상교복 지원, 납입금 면제도 추가됐다.
이 때문에 근원물가로 볼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 지수 상승률도 0.8%로 2000년 2월(0.8%)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석유류, 농산물 영향을 제외하는 것이어서 안정적으로 가는데, 이번에 떨어진 것은 무상급식 등 관리물가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2%, 하반기 1.5%, 연간은 1.4%로 전망했다.
이어 2월 금통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밝혀 전망치 하향조정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겠지만 농산물 가격 하락 요인이 사라지고 유류세 인하도 5월로 끝나기 때문에 5∼6월이 되면 물가 상승률이 1%대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 전반적으로 낮은 게 아니라 무상급식 등 대상에 따라 다른 점과 현재 경기 등을 고려하면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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