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고장 단골 메뉴 제어봉 '너 머하는 친구냐?'

입력 2019-04-02 12:25  

원전 고장 단골 메뉴 제어봉 '너 머하는 친구냐?'
고리원전서 3차례, 한울·신월성 원전서도 고장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원전 제어봉은 비상시 원자로 노심에 삽입돼 핵연료 반응을 제어하는 안전장치다.
원자로를 자동차에 비유하면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 제어봉이다.
2일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 따르면 제어봉은 카드뮴, 은, 인듐 등의 물질로 만들어졌다.
전자기 신호를 통해 움직이는데, 원자로가 비정상적인 상태를 보이면 노심 속으로 삽입되도록 설계돼 있다.
삽입된 제어봉은 핵연료 속 '중성자'를 흡수한다.
핵발전은 핵연료가 분열하면서 생긴 열에너지로 발전을 하는 것인데 핵연료 분열에 꼭 필요한 것이 중성자다.
제어봉이 중성자를 빼앗아 가면 원자로는 출력이 줄거나 완전히 멈춰 서게 된다.

원전 제어봉의 고장이 빈발해 우려도 나온다.
고리 4호기 제어봉 52개 중 1개가 지난 2월 20일 고장이 났고 한수원이 닷새간 부품 교체 등 점검을 했음에도 같은 제어봉에서 24일 만에 고장이 또 발생했다.
지난해 5월 28일에는 신고리원전 1호기에서 제어봉이 낙하한 것으로 신호가 잘못 발생해 한수원이 터빈 출력을 85%까지 낮추기도 했다.
2014년 2월에는 한울 원자력발전소 5호기에서 제어봉 제어카드가 고장 나 원전이 멈춰섰고, 2012년과 2013년에는 신월성 원전 1호기에서 제어봉이 고장 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 한 관계자는 "원자로 설계 때 제어봉 1개가 고장 나도 정상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가 돼 있고, 일년에 1∼2차례의 고장까지도 설계상 대비가 돼 있다"면서 "제어봉은 비상시 원자로에 삽입이 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고장으로 삽입이 되는 것보다 안되는 경우를 더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원자로 운영에 문제가 되지 않더라 하더라도 제어봉 삽입 고장 발생으로 설비 자체가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는 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원안위에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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