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손 대는 재벌가 3세들…대부분 해외 유학파

입력 2019-04-03 08:00   수정 2019-04-03 14:27

마약에 손 대는 재벌가 3세들…대부분 해외 유학파
유학생들 밀반입·투약 사례 많아…"해외서 마약해도 적발시 처벌"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최근 SK와 현대그룹 3세들이 마약을 투약했다가 경찰에 입건되는 등 재벌가와 유력 집안 자제들이 마약에 손을 댔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다수가 해외 유학파 출신인 이들이 외국에서 좀더 손쉽게 마약을 접한 뒤 국내에 돌아와서도 이를 끊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SK그룹 일가 최모(31)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해외 유학파다.
그에게 대마 액상을 판매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된 마약 공급책 이모(27)씨 역시 유학생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현대가 3세 정모(28)씨까지 마약을 구입한 정황을 확인했다. 정씨 역시 해외 유학 도중 이씨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씨와는 함께 유학하면서 알게 됐다"며 "정씨와 함께 대마를 피웠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현재 해외 체류 중이다.
이 사건이 불거지자 유명 의류 제조·유통업체와 모 유명 문구류 업체 자제가 해외 유학 도중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제보에 따르면 이들 자제는 2017∼2018년 외국 대학에 다니면서 자신들이 다른 지인들과 마약을 투약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해외 유학생들이 마약을 몰래 사들이거나 국내로 밀반입했다가 적발되는 사례는 수두룩하다.
2015년에는 아파트 실내에서 대마를 대량 재배한 30대 남성과 그로부터 대마를 사들인 이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당시 대마 흡입 혐의로 입건된 이들은 미국·호주·영국·뉴질랜드 등 해외 유학생 출신이거나 해외 유학 중인 20∼30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같은 해 9월에도 해외 유학생 출신 등 21명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경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 입건됐다.
이중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주범은 지인으로부터 대마초를 구입해 다른 대학 동문 11명과 함께 피우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졸업한 대학교는 대마초가 합법인 주(州)에 있었다.
지난해 3월에는 마약을 국내에 밀반입한 뒤 비트코인을 받고 판매한 해외 유학생 일당 14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대부분 해외 유학생 출신으로 강남 클럽에서 서로 알게 된 이들은 2016년 5월∼2017년 9월 인도와 미국에서 대마와 해시시 등 마약 8㎏가량을 사들여 국내 판매책에 전달했다.
판매책은 일반적으로는 접속할 수 없는 비밀 인터넷 '딥웹(Deep Web)'에서 마약을 판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국내에서는 원천적으로 불법인 대마가 일부 외국에서는 합법이기 때문에 단순 호기심에 마약을 접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의료·기호용 대마가 합법인 미국 일부 주나 캐나다에서 국내로 마약이 반입되는 건수 역시 점점 늘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북미 지역에서 국내로 반입하다가 적발된 대마류는 지난해 242건(28㎏)으로 전년 대비 303% 급증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워싱턴, 오리건, 네바다 등 일부 주에서 의료·기호용 대마가 합법이다. 캐나다도 지난해 10월부터 자국 전역에서 대마 거래를 합법화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법률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적용된다는 '속인주의'에 따라 우리나라 국민은 대한민국 법률로 처벌받는다.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마약류 흡연·소지·매매·운반 등은 모두 법적 처벌 대상이다. 적발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인천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대마나 마리화나가 허용된 국가라도 우리나라 국적인 국민이 해당 국가에서 해당 마약을 하다가 적발되면 처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cham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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