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 학생들, 학생총회서 A교수 파면요구·동맹휴업 의결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지도제자를 성추행한 의혹으로 중징계 권고를 받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A 교수를 파면하라며 인문대 학생회장이 단식을 선언했다.
2일 오후 서울대에서 열린 인문대 학생총회에서 이수빈 제36대 인문대 학생회장은 "내일 정오를 시작으로 A 교수의 파면 결정이 나올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은 지성의 전당이고, 지성의 끝에 정의가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가 배워온 지식과 믿어온 정의로 피해자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총회에서 안건으로 오른 '서어서문학과 A 교수 퇴출 요구안'은 투표 참여자 259명 중 254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반대표는 없었고, 무효 3표와 기권 2표가 나왔다.
인문대 학생들은 오는 10일 동맹휴업과 학내 행진시위를 하고, 17일 교내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학생총회를 마친 인문대 학생들은 행정관 앞으로 이동해 '서울대 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가 주최한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에 합류했다.
이들은 선언서에서 "우리는 대학을 바꾸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지금의 대학에서 학생은 온전한 인권을 누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교수·학생 간 권력형 성폭력이 반복되는 이유는 비단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이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이라며 "가해 교수는 학생에게 성폭력을 저지르고도, 교수라는 이유만으로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뒤 학교로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누구든 행복한 학교,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이제 학교도 응답해야 한다"며 "징계위원회는 교육자의 자질이 없는 A교수를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서울대생 350여명은 A 교수 파면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과 풍선을 들고 "권력형 성폭력 A교수 파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이 본관에 진입할 경우를 대비해 행정관 관계자는 현관문에 빗장 등 잠금장치를 걸고, 캠퍼스 청원경찰이 출동해 대기했다.
학생들은 집회를 마치고 A교수의 연구실이 있는 인문대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A 교수는 2017년께 외국의 한 호텔에서 대학원생 지도 제자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학생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신고돼 인권센터에서 중징계 권고를 받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또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A 교수가 연구 갈취 등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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