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산 농축산물 수입 중단 후 인도산 등으로 대체할수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친(親) 이스라엘 행보에 대한 아랍권의 반발이 가시화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예루살렘에 무역사무소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대응으로 아랍권은 브라질산 쇠고기와 닭고기, 대두, 옥수수 수입 중단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관 이전보다는 한발 물러선 결정이지만, 무역사무소 설치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브라질산 제품 보이콧으로 표현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아랍-브라질 상공회의소의 후벤스 하눈 소장은 2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UOL에 "보우소나루 정부의 불필요한 행동이 브라질산 제품에 대한 아랍권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이 브라질 대신 인도·터키·미국·아르헨티나 등으로 수입선을 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아랍권에 대한 브라질산 농축산물 수출은 115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7년의 136억 달러보다는 15% 가까이 감소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무역사무소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무역사무소는 무역 외에도 과학기술, 혁신 등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브라질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라질 주재 아랍권 대사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외교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브라힘 모하메드 칼릴 알제벤 브라질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스라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후 아랍연맹(AL) 브라질리아 사무소에서 아랍권 대사들이 긴급 회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제벤 대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유대교 성지인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을 방문한 데 대해서도 "정치와 종교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팔레스타인 지역 방문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서 승리해 팔레스타인을 몰아내고 점령한 곳으로 국제법상 어느 나라의 영토도 아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뿐 아니라 이슬람교의 성지이며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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