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인들, 바리케이드 뚫고 이웃 국가로 탈출 러시

입력 2019-04-03 10:06   수정 2019-04-03 15:15

베네수엘라인들, 바리케이드 뚫고 이웃 국가로 탈출 러시
콜롬비아로 하루에만 수천 명 다리 건너 넘어가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살인적인 경제난과 정정 불안이 이어지는 베네수엘라에서 이웃 국가로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콜롬비아 이민 당국은 이날 베네수엘라인 수천 명이 국경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뚫고 자국으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로이터 제공]
크리스티안 크루거 콜롬비아 이민청장은 베네수엘라와 이어진 시몬 볼리바르 국경 다리에 이민자들이 몰린 탓에 안전성이 우려된다며 "정권 찬탈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 사태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2월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 등 각국이 지원한 원조 물품 반입을 막기 위해 콜롬비아로 이어지는 다리들을 컨테이너와 트럭 등으로 막아 폐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들 원조 물품이 자신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미국의 계략이라면서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이후 베네수엘라인들은 식료·의약품과 일자리를 찾아 양국 국경을 따라 흐르는 타치라 강을 건너 콜롬비아로 넘어갔다.
하지만 최근 내린 폭우로 강이 불어나 그마저도 어렵게 되자 다리 위의 바리케이드를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극심한 가난과 물자 부족에서 벗어나고, 다른 남아메리카 국가들로 이주하려 콜롬비아로 탈출한 베네수엘라인들은 수백만에 이른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1월부터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미국, 콜롬비아를 비롯한 서방 50여개 국가의 지지 아래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 운동을 벌이며 정치·경제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내정간섭에 반대하는 러시아와 중국 등의 지지를 받는 마두로 대통령은 고위층과 군부의 확고한 지지를 기반으로 권좌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베네수엘라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가 정치 이슈화하고 있어 지원이 더욱 어려워진 가운데, 지난달 28일 공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전체 국민의 94%가 빈곤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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