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전투기의 대만 상공 침입으로 촉발된 중국과 대만·미국의 신경전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중국 전투기의 도발에 향후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고, 중국 외교부는 차이 총통의 발언을 '미친 소리, 망언'이라고 규정하며 강력하게 비난하며 맞섰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중국 매체들은 대만과 미국을 연일 비판하는 논평을 게재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환구시보는 3일 연속 사흘째 대만해협 관련 사평(社評)을 보도하며 대만해협에서의 대만과 미국의 행태를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대만해협에서의 입지는 점차 좁아질 것"이라며 "미국과 차이 총통은 대만해협의 현 정세를 지속해서 훼손하고,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는 '92공식'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은 '대만여행법' 통과와 미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 등을 통해 지속해서 대만해협의 현 정세를 깨뜨리려 했다"면서 "중국이 한 차례 반격에 나섰다고 해서 마치 모든 책임이 인민해방군에 있는 것처럼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현재 대만해협에 대한 잘못된 노선을 걷고 있다"며 "미국은 자신의 군사역량과 대(對)중국 위협력을 과대평가하고 있고, 반대로 중국의 반격 능력을 매우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또 현 대만 정권을 대만해협 갈등의 원인이라면서 "현재 민진당 정권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고, 중국에 대해 적대 정책을 펴는 것이 모든 혼란의 이유"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의 군함이 또다시 대만해협을 지날 때 인민해방군이 반격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맹목적인 자신감이 낳은 오판"이라며 "중국은 중미관계를 안정적으로 지속하길 원하지만, 특정 영역에서는 격렬하게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이 대만에 최신형 전투기를 판매한다면, 이는 대만해협 정세를 더 훼손하는 위협 행동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강력한 반격에 나설 것이고, 대만에 도입된 미국의 군사기술은 언젠가 중국의 손에 넘어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의 이쉬(義序)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중국 공군 젠-11 전투기 4대는 지난달 31일 오전 11시께(현지시간) 펑후(澎湖)섬 부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으며, 대만 공군은 초계 비행 중이던 경국호(IDF) 2대를 긴급 파견해 대응했다.
중국 전투기 중 2대는 경국호의 경고 통신을 듣고 돌아갔으나, 나머지 2대는 이에 불응해 대만 공군의 F-16 4대가 추가로 발진해 대만 상공에서 10여 분간 대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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