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원전안전·해체, 융합연구로 나아가야"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박원석(59) 한국원자력연구원 신임 원장은 3일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사업, 사용후핵연료 연구나 마이크로리액터(선박원자로)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제3의 장소'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구원이 있는) 대전이 도심화 돼, 샘플을 가져와 연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3년 안에 내놓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또 대전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가동과 관련한 지역 주민과의 갈등 사례를 들며 "주민들이 생각하는 안전의 가치와 우리가 생각하는 안전의 가치가 미스매치(mismatch)된다"며 "현실적으로 (연구 장소로) 대전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지난 1일 원자력연구원장에 취임했다. 서울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신시내티대에서 원자력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90년부터 원자력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소듐냉각고속로개발사업단장, 원자로개발연구소장(직무대행) 등을 두루 지낸 국내 대표 원자력 기술 전문가다.
박 원장은 이날 정부의 탈원전 및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해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은 '원자력'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확신해왔는데, 당황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재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안전한 에너지,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를 국가 주력 에너지로 가져가자'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원자력이 오늘날 국민이 요구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는 사용후핵연료, 원전 안전, 원전 제염·해체 등에서 연구개발(R&D)이 진행되고 빅데이터·인공지능(AI)을 활용한 융합연구도 추구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경제'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고온가스로' 기술개발도 검토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고온가스로는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950℃ 정도의 고열을 내는 원자력 시스템을 뜻한다.
박 원장은 "일자리와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이바지하고 싶다"며 "다양한 원자력 기술을 바탕으로 융합연구를 추진해 국가와 사회에 공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 기술을 통한 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지난 1959년 설립됐다. 국내 유일의 원자력 종합 연구개발기관으로 올해 설립 60주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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