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농업부 장관 "북극에 고드름 파는 격…품질 인정받은 것"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이탈리아가 세계 최대 쌀 생산국인 중국에 쌀을 수출한다?' 다소 어색하게 여겨지는 이러한 일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가 중국의 글로벌 확장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참여를 선언한 이후 강화된 양국 무역 관계의 일면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잔 마르코 첸티나이오 이탈리아 농업부 장관은 최근 시칠리아 관광도시 카타니아에서 열린 연례 요리 축제 '치보 노스트룸'(Cibo Nostrum) 둘째 날 행사에 참석해 중국에 대한 쌀 수출 계획을 밝혔다.
첸티나이오 장관은 "(중국에 대한 쌀 수출이) 북극에 고드름을 파는 것과 같아 웃음을 자아내는 일"이라면서도 "중국인들은 이탈리아 음식의 퀄리티가 검증됐다고 보고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중국인들은 특히 자국에서 조달하기 어려운 이탈리아산 리소토용 쌀을 선호한다고 첸티나이노 장관은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 재배되는 쌀은 자체 무게의 5배까지 수분을 흡수해 크림처럼 부드럽고 끈적끈적한 리소토 요리에 안성맞춤으로 알려져 있다.
첸티나이오 장관은 이번 대중국 쌀 수출 계약이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 결정에 따라 한층 강화된 무역 관계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주세페 콘테 총리는 지난달 23일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일대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는 이른바 주요 7개국(G7) 중에서는 처음이어서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양해각서에는 에너지, 항만, 관광, 은행, 농업 등을 비롯한 산업 분야와 문화재, 교육, 항공우주 등 민간과 정부를 망라한 총 29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체결된 MOU의 경제적 가치는 농축산물을 비롯한 이탈리아 제품의 수출 확대와 중국이 주도하는 대규모 건설사업 참여 등을 포함해 총 25억 유로(약 3조 2천억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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