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판결'…친자 부인 브라질 쌍둥이에 양육비 똑같이 부과

입력 2019-04-03 15:53  

'솔로몬 판결'…친자 부인 브라질 쌍둥이에 양육비 똑같이 부과
법원 "아빠를 알 아이 권리 빼앗아"…아이 엄마, 양육비 배로 받게 돼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양육비를 주지 않으려고 한 여자아이의 아버지임을 서로 부인한 브라질의 일란성 쌍둥이 형제가 판사로부터 '응징'을 당했다.
쌍둥이 모두 같은 액수의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고, 소송을 낸 아이 엄마 쪽은 애초 받을 수 있는 양육비의 배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브라질 중부 고이아스주(州)의 한 법원은 1일(현지시간) 부정(不貞)행위를 숨기기 위해 외모를 악용한 것으로 알려진 31살의 쌍둥이 남성에게 똑같이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BBC방송과 AFP 통신이 보도했다.
판사인 펠리프 루이스 페루카는 "쌍둥이 형제 중 한 명은 잘못인 줄 알면서 아버지란 사실을 숨기려 했다"고 지적하고 "정의는 이처럼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억눌러야 하고, 법은 이런 행위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페루카 판사는 또 이런 행동은 아이에게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알 권리를 빼앗았다고 지적했다.
페루카 판사는 쌍둥이 형제 모두 출생 신고서에 아이 아빠로 이름을 올리도록 하는 한편 각각 양육비로 최저임금의 30% 수준을 지원하도록 했다.
브라질 최저임금은 월 998 헤알(약 30만원)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결국 아이 엄마로서는 브라질에서 같은 경제적 배경을 가진 다른 아이들과 비교할 때 2배의 양육비를 받게 된 셈이라고 언론은 전했다.
이번 소송은 형제 중 한 명과 짧은 만남을 가진 아이 엄마에 의해 시작됐으며, 아이 엄마는 형제 중 어느 쪽이 아이 아빠인지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형제 중 한 명이 DNA 검사를 받아 양성으로 판명 났지만, 그는 아이 아빠임을 거부하고는 다른 쌍둥이 형제가 같은 DNA를 가졌을 것이라며 떠넘겼다. 결국, DNA 검사로는 결정적인 결론을 끌어내지 못했다.
그들은 아버지임을 끝내 거부하면 양육비 부담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쌍둥이는 또 닮은 점을 이용, 서로 상대를 사칭하며 여러 여성을 만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은 이번 결정에 대해 솔로몬식 판결이라고 전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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