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에 불만이 많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경질하고, 그 자리에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말 한때 파월 의장을 해임하고 워시 전 이사를 의장에 앉힐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파월 의장 임명을 큰 실수 중 하나로 거론하며 그를 해임하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즐기는 골프에 빗대어, 파월 의장을 골프에 대한 '감각'(feel)이 없는 골퍼에 비유하곤 했으며, 측근들에게 파월 의장이 미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탁을 검토했던 워시 전 이사는 2017년 11월 파월 의장이 지명될 당시 후보군에 올랐던 인사다. 2006∼2011년 연준 이사진에 참여한 그는 통화긴축을 선호하는 '매파' 성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이자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 에스티로더 창업주의 아들 로널드 로더의 사위다. 당시 로더는 사위를 연준 의장에 앉히도록 백악관을 압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인상 기조에 불만이 컸던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비판은 이미 '단골 레퍼토리'가 된 가운데 그는 근래 들어 다시 파월 의장을 향한 비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열린 3차례 회의에서 연준이 작년에 금리를 올리지 않았더라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과 주가는 더 좋은 실적을 내고 재정적자도 덜 늘어났을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고 전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과 파월 의장뿐 아니라 "므누신이 이 사람을 내가 줬다"며 파월을 연준 의장에 추천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도 화살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해임 구상을 실행으로 옮기지 않은 이유나 배경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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