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개 도시 흩어져 거주…취업·보건·교육 등에 취약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지난 1년간 자국 국경을 넘은 베네수엘라 난민 가운데 5천200여 명을 분산 이주시켰으나 정착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난민들은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 주의 주도(州都)인 보아 비스타 시와 국경도시 파카라이마 시로 몰려들었다.
이후 호라미아 주 정부는 공공보건 수요 급증과 치안 악화 등을 호소했고,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4월 5~6일 265명을 남동부 상파울루 시와 중서부 쿠이아바 시로 보낸 것을 시작으로 난민 분산 이주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프로그램 가동 1년이 지난 현재 베네수엘라 난민 5천256명이 67개 도시에 흩어져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남부 1천936명, 남동부 1천240명, 중서부 737명, 북동부 720명, 북부 623명 등이다.
베네수엘라 난민 분산 이주를 위한 비용으로 6억2천750만 헤알(약 1천850억 원)이 들었고 브라질 정부 외에 유엔과 유럽연합(EU) 등이 힘을 보탰다.
비정부기구(NGO)들은 베네수엘라 난민을 위한 일자리 제공과 보건·교육 등 공공서비스 확충을 브라질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상파울루에서 활동하는 '평화 임무'라는 NGO의 파올루 파리지 신부는 "난민을 분산 이주시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주 후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구호물자 반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폐쇄한 이후 파카라이마 시의 경제는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파카라이마 시의 주력 산업은 상업이며, 브라질 주민뿐 아니라 17㎞ 떨어진 베네수엘라 산타 엘레나 데 우아이렌 시 주민들이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국경폐쇄 이후 시내 상점과 슈퍼마켓에서는 판매가 급격하게 줄어 재고가 쌓이고 있으며 매출 감소로 고정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현지 주민은 전했다.
호라미아 주에서는 정전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호라이마 주는 브라질의 27개 주(브라질리아 연방특구 포함) 가운데 유일하게 국가전력망시스템(SIN)에서 제외돼 있으며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주에 있는 수력발전소에서 보내는 전력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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