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새 연호 '레이와' 영어 뜻풀이는 '아름다운 조화'"

입력 2019-04-04 11:18   수정 2019-04-04 16:34

日 "새 연호 '레이와' 영어 뜻풀이는 '아름다운 조화'"
각국 주일 대사관에 '뷰티플 하모니'로 설명
고안자는 만요슈 전문가 나카니시 명예교수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이 새 연호 '레이와'(令和)의 의미를 해외에 '아름다운 조화'(beautiful harmony)로 설명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밤 각국의 일본대사관에 새 연호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하도록 지시했다. 일본은 1일 오전 새 연호를 발표했다.


여러 해외 매체는 레이와(令和)의 '레이'(令)가 '명령'을 의미한다고 보도했지만, 일본 측은 "명령을 의도한 것이 아니다"며 이를 부정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레이'(令)가 주로 '명령'(command, order)의 의미로 쓰이며 "권위주의적 뉘앙스가 일부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 인터넷판은 '레이'(令)가 명령과 함께 '상서로운'(auspicious)과 '좋은'(good)을 의미할 수 있으며 '와'(和)는 조화(harmony)나 평화(peace)를 뜻한다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새 연호 발표 직후 세계 195개국과 국제기관 등에 새 연호가 레이와로 결정됐다고 통보했지만, 그 의미를 설명하지는 않았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새 연호의 영문 번역을 두고 "약간의 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외무성 담당자는 "레이와의 의미를 정확하게 번역하는 것은 어렵지만 전혀 다르게 해석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취지를 전달하게 됐다"고 마이니치신문에 설명했다.
日, 중국 고전에 없는 첫 연호 '레이와(令和)' 쓴다 / 연합뉴스 (Yonhapnews)
일본 야당인 사민당은 새 연호를 두고 "레이(令)는 명령의 '令'이기도 해 아베 정권이 지향하는 국민에 대한 규율과 통제의 강화가 드러난다는 느낌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새 연호는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일왕으로 즉위하는 오는 5월 1일부터 적용되는데, 고안자는 나카니시 스스무(中西進·89) 오사카여자대 명예교수로 밝혀졌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나카니시 명예교수는 새 연호의 출전이 된 일본 고대 시가집
만요슈(万葉集) 전문가로 일본 학계에서 유명하다.
그는 고안자가 맞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말씀드릴 게 없다"고 답했으며, 처음으로 일본 고전이 연호의 출전이 된 데 대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카니시 명예교수는 한국 고대 시가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그는 2대째 일본의 정형시 단가(短歌·일본명 和歌)를 쓰는 이승신 시인의 2013년 도쿄 출판기념회에 자리를 함께했다. 또한, 이 시인의 어머니인 고(故) 손호연 시인의 스승으로 알려졌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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