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대우조선해양 인수 첫 단추인 물적분할을 앞두고 현대중공업 노사의 찬반 여론전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노조는 물적분할 뒤 발생할 수 있는 근로조건 변화 등을 우려하며 분할 반대 서명운동에 들어갔고 회사는 사내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문에 문답식 자료를 내며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습이다.
노조는 4일 소식지를 내고 "물적분할 후 탄생하는 중간지주회사(한국조선해양)는 부채 1천600억원만 가져가는 건실한 기업이지만 현대중공업(신설법인)은 부채 7조500억원을 가진 비상장 회사가 된다"며 "노동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한국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연구, 설계 등을 도맡아 매출을 늘려가고 현대중공업은 생산기지로 전락하게 된다"며 "현대중공업이 생산을 잘해 이익을 내더라도 그 이익이 중간지주회사에 귀속되는 구조가 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어 "한국조선해양 본사는 서울 계동으로, 연구개발센터는 경기도 성남에 건립돼 울산은 머리와 손발을 다른 지역에 넘겨주고 몸통만 남게 된다"며 "사업 축소는 지역사회와 노동자에게 돌아올 것이다"고 밝혔다.
회사 역시 이날 사내소식지를 내고 각종 의혹에 반박했다.
회사는 "물적분할 시 법에 따라 회사가 의도적으로 자산은 중간지주사에, 부채는 현대중공업에 배분할 수가 없는 구조다"며 "분할 후에도 중간지주사는 현대중공업 부채를 연대해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 "분할 후에도 사내유보금을 현대중공업 사업경쟁력 강화와 종업원 처우 개선에 최우선으로 사용할 예정이다"며 "근로조건 변화나 고용불안 우려는 기우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물적분할 후 중간지주사 특허권은 사용료 없이 자회사에 공유돼 비용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사 기싸움은 물적분할에 대한 결론이 날 때까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노조는 지난 3일부터 전 조합원 대상으로 물적분할 반대 서명운동에 나섰고 사내 주요 지점에서 간부들이 출근길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회사는 물적분할과 관련한 의문에 대해 시리즈로 문답식 자료를 배포해 설명하겠다는 계획이다.
물적분할이란 회사를 A, B 두 회사로 나눈 뒤 A사가 B사 주식 100%를 소유해 B사가 A사 자회사가 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현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해 A사에 해당하는 한국조선해양과 B사에 해당하는 신설 현대중공업을 탄생시킬 계획이다.
대우조선 합병이 국내외 기업결합심사에서 통과하면 대우조선 역시 한국조선해양 자회사가 된다.
이때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 주식은 한국조선해양으로 넘어가고, 산업은행은 한국조선해양의 2대 주주가 된다.
현대중공업은 다음 달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을 승인할 예정이다.
can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