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관계자 출입 못 하고 재협의, 취재진·시의원도 막아
공동 사업자 진주시 '세계 최대 화석지 보존 방안' 외면 비난
(진주=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진주뿌리일반산업단지 시공사가 공사 현장에서 발굴한 세계 최대급 공룡 발자국 화석지 현장조사를 위해 찾은 문화재청 관계자의 출입을 한때 막아 빈축을 사고 있다.
4일 오후 1시께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 진주뿌리산단 공사 현장 출입구에서 시공사 관리감독자와 안전관리자 등이 공룡화석단지 조사를 위해 현장을 찾은 문화재청 관계자 2명이 탄 차량 출입을 막았다.
산단 시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한반도건설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들은 이들의 저지로 장시간 들어가지 못하고 외부에서 기다려야 했다.
이후 문화재청은 시공사 측과 현장조사 일정을 재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측은 이날 문화재청 현장조사 취재를 위해 찾은 언론사 출입도 강력히 저지했다.
특히 시공사 측은 문화재청 관계자 차량에 다가가 취재하려던 모 방송사 카메라 촬영을 가로막기도 해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이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장 확인을 위해 찾았던 시의원, 시민단체 관계자도 시공사 측의 출입거부로 1시간가량 대기하다 결국 발길을 돌렸다.
현장에서 시공사 측은 "사업장이니 사전에 출입 허락을 받지 않으면 출입시킬 수 없다. 돌아가라"며 출입문을 굳게 닫았다.
서은애 진주시의원은 "산단 지질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세계 최대급 공룡 발자국 화석지에 대한 문화재청 현장조사인 만큼 관심 있게 지켜본 후 시민에게 알리려고 했는데 시공사가 막무가내로 저지하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공사 측이 문화재청 현장조사와 취재를 저지하는데도 이날 현장에는 진주시 산단 조성 담당 부서나 문화재 담당 부서 공무원은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 산단은 시가 투자한 사업이기도 하다.
역사진주시민모임 운영위원장인 경상대 박용식 교수는 "세계적인 공룡 화석지를 오히려 알리고 면밀한 현장조사를 통해 방안을 찾아야 할 진주시가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산단 사업자는 진주시 등 공공기관 40%, 민간사업자인 현대엔지니어링 등 컨소시엄 60%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인 진주뿌리산단개발 주식회사다.
시와 민간사업자는 인근 정촌산업단지와 함께 산업기반시설 확충과 기업유치를 위해 2016년 9월 공사에 들어가 내년 3월까지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산단 공사 현장에서는 진주교육대 한국지질연구소가 발굴조사 과정에서 완벽하게 보존된 소형 육식 공룡 발바닥 피부 자국 화석을 비롯해 길이 1㎝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랩터 공룡 발자국 화석 등 크고 작은 세계 최대급 육식·초식공룡 발자국 1천여개가 넘게 확인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학계에서는 세계적으로 드문 공룡 화석지를 확인한 만큼 원형을 지킬 수 있는 보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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