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미국이 태평양 진출 확대를 노리는 중국에 맞서 미크로네시아 등 태평양 도서국가들에서 다시 합동훈련과 활주로 확충을 추진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들 도서국가는 작은 섬이기는 하지만 전략적으로 요충지라는 게 미군의 판단이다.
특히 미크로네시아는 전체 인구가 10만 명 남짓이지만, 하와이와 필리핀 사이 중간쯤에 자리잡고 있다.
미군은 미크로네시아 연방공화국과 새로운 해군 기지 설치 및 공항 활주로 확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미크로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밝혔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양국 군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4일 가진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놓고 협의를 진행했다.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미군은 미크로네시아에서 양국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미군의 이런 움직임은 그동안 사실상 잊힌 주변국 미크로네시아를 새로운 전략 요충지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미 행정부는 미크로네시아는 물론 마셜군도와 팔라우 등도 미국과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국가는 독립국이기는 하지만 미국으로부터 공여를 받고 있고 공공 부분 서비스 등 다른 분야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WSJ는 지난 1월 미 공군이 알류산 열도 아닥에 있는 폐쇄된 기지를 재가동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북극에서의 주도권 장악을 꾀하는 중국과 러시아 해군에 맞서 '자유 항해'를 수행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미군은 미크로네시아와의 군사 협력 관계 강화를 계기로 태평양 지역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의 우방과는 투자 확대와 원조 관계를 더 돈독히 하고 이들 국가를 상대로 중국보다 미국과의 관계 확대를 더 희망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미군 관계자는 "태평양 지배력 강화를 위해 미크로네시아 단 한 나라와의 관계 증진을 꾀하는 것은 아니다"며 "뉴질랜드나 호주 등 다른 나라와의 협력 관계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처럼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관계 증진을 꾀하는 전략은 100년 전부터 시작됐다.
미군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을 공습할 때 이들 섬나라를 중간 기착지로 삼았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처럼 태평양 섬나라들과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이제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5년에서 10년 사이 태평양은 열강의 각축장이 됐다"며 "결과적으로 미국이 이 지역에 대해 영향력을 확대해야 할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여전히 태평양 섬나라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국의 도전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 지역에 아낌없이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
중국은 지원에 나서면서 동시에 이들 나라가 빚더미에 빠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미크로네시아에 밝힐 수 없는 규모의 지원을 했다.
팔라우와 미크로네시아, 마셜군도 대통령은 사상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ky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