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출신 젤렌스키 30%, 현 대통령 포로셴코 16% 득표"
21일 결선투표…"젤렌스키 당선 유력 전망 속 포로셴코 반격 주목"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달 말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와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이 1, 2위를 차지해 결선투표에 진출하게 된 것으로 4일(현지시간) 개표 종료 결과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1, 2위 득표자가 2차 결선 투표를 치러 당선자를 가리게 된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는 대선 1차 투표 개표가 마무리된 이날 잠정 공식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젤렌스키 후보가 30.24%, 포로셴코 후보가 15.95%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제공]
세 번째로 대선에 도전한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13.4%를 얻어 3위에 머물면서 결선투표 진출이 좌절됐으며,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친러시아 성향 후보 유리 보이코가 11.67%를 얻어 선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1차 투표에는 모두 1천889만여명이 참가해 투표율은 63.52%를 기록했다.
우크라 중앙선관위는 각종 서류 절차를 거쳐 오는 10일 최종 공식 개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친서방 정권교체 혁명('마이단' 혁명)을 통해 집권해 5년을 통치해온 기업가 출신 포로셴코 대통령은 친서방 성향이 강한 서부 르보프주와 테르노필주 등에서 절대적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다른 20개 주에선 젤렌스키에게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포로셴코는 특히 1991년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2차 결선투표에 진출한 후보 가운데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명 코미디언 출신으로 지난 2015년부터 방영된 인기 TV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주인공인 대통령 역을 맡아 '국민배우'로 부상한 젤렌스키는 부패하고 무능한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염증에 기대 이번 선거에서 큰 표차로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다수의 전문가는 오는 21일 결선투표에서 젤렌스키 후보가 승리를 거둘 것으로 점치고 있으나 현직 대통령으로서 막강한 행정 자원을 지닌 포로셴코 후보가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편 젤렌스키와 포로셴코 후보는 결선투표 이틀 전인 오는 19일 수도 키예프에서 가장 큰 올림픽 경기장에서 TV 공개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그동안 TV 토론을 피해왔던 젤렌스키 후보가 전날 토론에 동의하면서 대신 스튜디오가 아닌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고 모든 TV 방송들이 생방송할 수 있도록 경기장을 토론장으로 정하자고 제안한 것을 포로셴코 대통령이 이날 수용했다.
포로셴코는 그러면서도 "대통령과 군최고통수권자가 되는 것은 게임이 아니다. 이는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 국민과 국가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젤렌스키의 전무한 정치 경험 문제를 꼬집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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