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2바퀴 돈 뒤 도킹하는 '초속성 도킹' 두 번째로 시도해 성공"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우주인들을 위한 보급품 등을 실은 러시아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 MS-11'이 4일 성공적으로 발사돼 기록적으로 빠른 3시간여 만에 ISS에 도킹했다고 현지 우주당국이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 인근 (우주)비행통제센터는 이날 "프로그레스 MS-11을 탑재한 로켓발사체 '소유스-2.1a'가 오후 2시 1분(모스크바 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의 31번 발사장에서 발사됐다"고 전했다.
센터는 뒤이어 3시간 20여분 뒤 "우주화물선이 오후 5시 22분 자동시스템으로 ISS와 도킹했다"고 소개했다.
이로써 프로그레스 MS-11은 우주화물선 가운데 가장 빨리 우주정거장까지 비행한 기록을 세웠다.
프로그레스 MS-11은 연료, 과학실험 장비, 식료품, 의약품 등의 화물 2t을 ISS로 운반했다.
[로이터 제공]
프로그레스 MS-11은 발사 후 지구를 두 바퀴 돈 뒤 곧바로 ISS에 도킹하는 '초속성 도킹 방식'을 두 번째로 시도해 성공했다. 이 때문에 ISS로의 비행시간을 크게 줄였다.
초속성 도킹은 지난해 7월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 MS-09' 발사 때 처음 적용해 성공한 바 있다.
그 뒤를 이어 지난해 11월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 MS-10'을 발사할 때는 그 한 달 전 유인우주선 발사에서 사고를 냈던 로켓발사체 '소유스-FG'를 이용하면서 통상적인 이틀 비행 도킹 방식을 이용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ISS에 우주선을 올려보내면서 지구를 34바퀴 돌아 약 이틀 만에 도킹시키는 통상적 방식이나 4바퀴를 돌아 6시간 만에 도킹시키는 속성 도킹 방식을 이용해 왔다.
러시아 우주당국은 앞으로 우주 화물선뿐 아니라 유인우주선에도 초속성 도킹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주인들은 물론 민간 우주 관광객들을 ISS까지 실어나를 때도 이 방식을 이용할 예정이다.
드미트리 로고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은 "2020년이면 모스크바에서 벨기에 브뤼셀까지 비행하는 시간보다 더 빨리 우주인과 우주 관광객들을 우주정거장으로 운송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초속성 도킹 방식 성공으로 러시아는 지난해 유인우주선 추락 사고로 구긴 체면을 어느 정도 되살릴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스 MS-10' 유인우주선이 발사체 소유스-FG에 실려 쏘아 올려졌으나 발사 후 2분 45초 무렵에 1단 로켓 분리에 문제가 생기면서 지상으로 추락했다.
사고 우주선에 탑승했던 러시아와 미국 우주인 2명은 귀환 캡슐을 타고 무사히 탈출해 구조됐다.
사고 조사위원회는 사고 우주선 로켓발사체의 1단 로켓 분리 시스템 센서가 발사체 조립과정에서 손상돼 로켓 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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