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의 주도로 일본 기업들이 연합해 만들었던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 중국과 대만 기업에 넘어가게 됐다고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4일 보도했다.
JDI는 지난 3일 대만과 중국 기업들이 참가한 컨소시엄 '타이중(台中) 연합'으로부터 600~800억엔(약 6천124억~8천166억원)의 출자를 받기로 했다.
타이중 연합에는 대만의 부품업체 TPK홀딩스와 중국 펀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출자를 통해 JDI의 최대주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25.3%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인 일본의 관민펀드 INCJ(구 산업혁신기구)의 지분율은 10%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JDI는 일본 산업경제성의 주도하에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소니의 액정(LCD) 패널 사업을 통합해 2012년 출범했다.
'히노마루(일장기) 액정 연합'으로 불리며 일본 액정산업의 부활을 꿈꿨지만, 한국과 중국 업체의 공격적인 투자에 밀리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전환이 늦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본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1970년대 샤프가 전자계산기용 액정 양산에 성공한 뒤 급성장해 1990년대 후반에는 세계 시장을 석권했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 한국과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 업체에 밀려 경쟁력이 저하됐다. 2016년에는 샤프가 대만의 훙하이(鴻海)정밀공업(폭스콘)에 넘어가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액정산업의 쇠퇴가 한층 더 선명해졌다"며 "이제 남은 일본 기업은 교세라와 파나소닉 등 생산 규모가 작은 곳들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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