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글레이 "BTS·펜타곤 통해 한류 공부…일본도 노력해야"

입력 2019-04-05 06:00  

日 글레이 "BTS·펜타곤 통해 한류 공부…일본도 노력해야"
"30년 활동 비결은 성실함…시대 변화 늘 공부한다"
6월 29∼30일 서울 KBS아레나에서 첫 내한공연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1990년대 일본 록을 이끈 4인조 밴드 글레이(GLAY)가 오는 6월, 데뷔 25년 만에 첫 내한공연을 연다.
글레이는 1988년 결성돼 1994년 '레인(Rain)'으로 데뷔한 이래 화제가 끊이지 않은 팀이다. 1999년 단독 콘서트에 20만명을 동원하며 단일 유료공연 사상 최다 기록을 남겼고, 앨범 누적 판매량은 4천만장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인지도는 그에 못 미친다. 이유가 뭘까? 한국과 일본의 국교는 1965년 정상화했지만 일본 대중문화는 1998년에야 개방됐다. 그전까지 아는 사람만 알음알음 해적판으로 접하던 글레이 음반은 우리 정부가 1998년 10월 20일 '일본 대중문화의 단계적 개방방침'을 확정, 발표한 뒤에야 공식 경로를 거쳐 양지에서 소비되기 시작했다.
글레이의 보컬 데루(小橋照彦·48)는 "한국 팬 여러분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다. 공연이 성사돼서 정말 기쁘다"면서 설렌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공연을 앞두고 프로모션차 홀로 내한한 그는 지난 3일 서울 명동에서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일본 음악 시장 현황을 소개하고, 문화교류의 청사진을 펼쳤다.


글레이가 한국에서 정식 콘서트를 한 적은 없지만, 이들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데루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한국 여행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됐다. 그는 "지인 중에 스노보드 선수가 있다. 그 선수가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게 돼 응원하러 왔던 것"이라며 "전부터 한류 영향을 받아 좋아하는 한국 노래가 많은데, 평창에 방문한 김에 다양하게 접할 수 있었다. 요즘은 '더 로즈'라는 한국 밴드를 눈여겨본다"고 말했다.
글레이는 20년 전 싱글 '윈터, 어게인'(Winter, Again)으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최근 대중음악계 분위기는 다르다. 록보다 힙합과 전자음악이 주류가 됐다.
음악 유통 방식도 변했다. 음반 위상은 가수 이름을 새긴 티셔츠, 응원봉 같은 굿즈(상품)와 비슷해졌으며, 사람들은 음원을 내려받거나 스트리밍 형태로 소비한다. 글레이는 이런 변화를 끊임없이 공부한다. 데루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팬들과 소통한다. 시대 변화에 맞춰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자유롭게 접할 환경을 만들려고 공부하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가 왜 한국 음악을 좋아하냐면요.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힙합, 댄스뮤직 등 다양한 장르의 붐이 가장 먼저 일어난 곳이에요. 여러 장르가 어우러져 번영하며, 국가적 지원도 많다고 알고 있어요. 이런 붐을 체감하고 싶어서 이번에 한국에 방문했습니다. 실제로 거리를 돌아보며 방탄소년단(BTS) 음악을 많이 접했는데요, 일본에도 이런 (다양한 음악) 붐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요즘 가수가 됐다면 어떤 음악을 했겠냐는 질문에는 장난스레 웃으며 "100% 댄스뮤직을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제가 초등학생 시절에 일본에서도 댄스뮤직이 굉장히 유행했거든요. 특히 브레이크 댄스가 인기 있었죠. 열심히 연습해서 언젠가 아이돌이 되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웃음)


요즘 일본에선 시티팝(City Pop)이 재조명받는다. 시티팝은 장르라기보다 1980년대 일본 버블 경제 시대에 꽃핀 도회적인 분위기 음악을 일컫는다.
데루는 이런 분위기를 일본의 경제 회복과 연관 지어 설명했다. 그는 "최근 다시 '버블 시대'가 오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정보통신(IT) 쪽도 좋아지고, 음악산업이 한때 굉장히 침체했었는데 요즘은 극복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글레이는 가수로서만이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종횡무진 활동한다. 최근에는 한국 아이돌 그룹 '펜타곤'의 일본 데뷔곡을 데루가 직접 써줬다. 그는 이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펜타곤 스태프 중 하나가 15년 전 글레이와 함께 일한 분이에요. 데뷔곡을 써달라고 요청해서 흔쾌히 받아들였죠. 작업은 펜타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에서 했는데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엔지니어가 20대 초반 젊은 분이었는데도 작업 속도가 굉장히 빨랐어요. 한류 음악 시스템을 엿본 듯한 느낌이 들었죠. 일본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에선 젊은 인력이 치고 올라오는데, 일본은 젊은이들이 성장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것 같아요. 정말 큰 공부가 됐습니다."
결성 31주년에 데뷔 25주년. 데루는 팀을 지킨 비결로 성실함을 꼽았다. 그는 "우리 멤버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활동했기 때문에 유대감이 깊다. 또 팬 여러분께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늘 다짐한다"며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지키겠다"고 힘줘 말했다.


글레이는 오는 6월 29∼30일 서울 KBS아레나에서 이틀간 공연한다. 데루는 한국 팬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 여러분,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사랑받은 곡 중심으로 콘서트를 준비할 텐데요, 듣고 싶은 곡이 있다면 SNS 댓글로 꼭 남겨주세요.(웃음) 아, 그리고 '하웨버'(However)는 반드시 부르겠습니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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