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우승 경험 없는 로드… "세리머니 많이 보여주겠다"
(인천=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더 타임 이즈 나우."(The Time is Now)
인천 전자랜드와 창원 LG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인천삼산월드체육관 관중석은 "지금이 우승할 때"라는 전자랜드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주황색 티셔츠로 넘실댔다.
홈 팀 전자랜드 라커룸 벽에는 "재능은 게임에서 이기게 하지만 팀워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이기게 한다"는 문구와 함께 우승 트로피 사진이 그려진 종이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우승을 향한 염원이 간절히 묻어나는 이 두 가지 모두 전자랜드의 장신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의 작품이다.
이러한 간절함을 바탕으로 1차전에 승리한 후 로드는 "선수들에게 내일이 없다는 경각심을 주고 싶어서 '더 타임 이즈 나우'라는 문구를 떠올렸다"며 "베테랑으로서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찰스 로드는 KBL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다.
2010-2011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팀을 옮겨가며 KBL에서 8시즌을 보냈지만 아직 한 번도 우승 경험이 없다.
창단 이후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한 전자랜드에게도, 로드 개인에게도 첫 우승이 간절한 것이다.
로드는 이번 플레이오프가 자신에게 "큰 의미가 있다"며 "라커룸에서 환호하던 선수 한 명 한 명에게도 마찬가지다. 전자랜드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해 모두가 동기 부여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라커룸에 트로피 사진을 붙이고 선수들과 함께 우승의 염원을 공유하는 것은 로드의 오랜 꿈이라고 했다.
이번 시즌 후반에야 전자랜드의 부름을 받은 로드는 "미국에서 팀의 선택을 기다리면서 생각했던 장면이다. 라커룸에 들어왔을 때 내가 붙여 놓은 트로피를 보면서 선수들 모두 이게 기회라고 생각하길 바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자랜드에 합류해보니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해 메시지를 담아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로드는 12점을 올리고 리바운드 8개에 블록슛도 5개나 기록했다. 블록슛이나 덩크슛에 성공했을 때 선보이는 특유의 세리머니, 양손으로 창문을 열어젖히는 듯한 동작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로드는 그렇지만 "내 역할에 집중했지만 경기력에서는 좋은 평가를 하고 싶지 않다. 다음 경기에 더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다혈질인 로드는 경기 중에 재밌는 장면도 연출했다
그가 경기 중에 흥분하려고 하자 유도훈 감독이 그를 향해 '룩 앳 미'(Look at me)를 외치고, 로드는 그런 유 감독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로드는 "하지 말기로 약속했던 행동인데 거의 선을 넘을 뻔했기 때문에 감독에게 사과한 것"이라며 "내 사람(My guy)이 그런 얘기를 할 때는 뭘 뜻하는지 알기 때문에 진정이 된다"고 말했다.
기다리던 KBL 첫 우승까지 플레이오프 2승과 챔피언결정전 4승을 남겨둔 로드는 "남은 경기에서 세리머니도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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