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에서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티투섬(중국명 중예다오, 필리핀명 파가사) 주변 해역에 대규모 중국 선단이 지속해서 출현한 것에 대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전쟁까지 언급하며 수호 의지를 밝혔다.
5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파가사 섬은 우리 영토"라면서 "중국이 이 섬을 점령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이 우리와 전쟁을 원하는 게 아니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이 그곳에 있는 우리 국민을 체포하거나 살해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나는 애원하거나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파가사 섬을 건드리면 군에 자살 임무를 준비하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친(親) 중국 노선을 걷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 같은 강경 입장 표명은 지난 1월부터 파가사 섬 인근 해상에 최소 275척의 중국 선박이 정박하거나 항해하며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보도에 따른 것이다.
필리핀 군 당국은 이 선단을 중국의 '해상 민병대'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이 주필리핀 중국대사에게 재발 방지를 요구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필리핀 외교부가 성명을 내고 "필리핀의 주권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라고 비난한 바 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도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부터 티투 섬 인근에 중국 선박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AMTI는 중국의 이 같은 행위가 티투 섬의 활주로, 부두 시설 보강 공사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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