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 잿더미 만든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 에어컨서 시작"

입력 2019-04-05 11:09   수정 2019-04-05 13:49

"유물 잿더미 만든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 에어컨서 시작"
당국, 화재원인 조사결과 발표…"화재경보기, 방화문 등 방화시설 미비"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지난해 2천만 점에 가까운 유물이 소실되는 피해를 본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가 에어컨에서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AP, AF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재 원인을 조사해온 전문가 마르코 안토니오 자타는 이날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러 단서를 조사한 결과, 에어컨이 화재의 첫 번째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 당국은 지난해 9월 2일 화재 발생 이후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으며, 현재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재 당시 발화 지점인 박물관 강당의 온도가 섭씨 1천 도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컨이 왜 불에 탔는지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면서도 당시 에어컨이 설계된 것보다 더 강한 전류를 받았다고 전했다.
브라질 국립박물관서 큰불…소장품 2천만 점 소실 우려 / 연합뉴스 (Yonhapnews)
그러면서 박물관이 소화기 외에도 호스나 스프링클러, 방화문, 화재경보기 같은 구비해야 할 방화 시설 대부분이 부족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비영리단체 '오픈 어카운츠'에 따르면 이 박물관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안전 설비에 단지 4천 달러(한화 약 455만원)만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818년 건립된 이 박물관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많은 역사 유물을 소장했다.
그러나 화재로 각종 유물 2천만 점과 동물 수집물 표본 650만 점, 식물 50만 종의 90% 정도를 잃었다.
이 가운데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1만1천500년 전에 살았던 여성의 두개골을 복원한 '루지아'도 포함됐다.
당시 문화재 전문가들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6년 리우 하계올림픽을 위해 스포츠 시설에 막대한 재원이 투입된 것과 비교하면서 정부의 대형 문화시설 관리 소홀을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리우 시내 마라카낭 경기장 보수공사에 든 비용 12억 헤알(약 3천200억 원)은 국립박물관 관리비 2천400년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eng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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