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고법, '동거 책임' 80대 내연녀에 1천843만원 배상 판결

입력 2019-04-05 15:29  

대만 고법, '동거 책임' 80대 내연녀에 1천843만원 배상 판결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에서 80대 할머니가 남편과의 오랜 동거로 정신적 피해를 당했다며 비슷한 나이의 남편 내연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해 화제다.
5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고등법원 가오슝(高雄)분원은 천(陳)모 씨의 아내 훙(洪) 씨가 남편의 내연녀 양(楊)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양 씨에게 50만 대만달러(약 1천843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대만 사법사상 최고령 본부인이 남편의 내연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이 본부인의 손을 들어준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천 씨와 1953년 결혼해 슬하에 5명의 자녀를 둔 훙 씨는 소장에서 남편이 결혼 5년만에 양 씨를 사귀며 동거하는 등 무려 58년간 정신적 고통을 안겨줬다고 주장했다.
훙 씨는 2016년 12월에 남편의 사망으로 오랜 내연관계가 끝났다면서 양 씨에게 정신적 위자료로 200만 대만달러를 청구했다.
하지만 양 씨는 자신과 천씨가 동거하는 것을 훙 씨가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2017년 11월에서야 소송을 제기해 민법상 소멸시효 2년이 이미 경과됐다고 맞섰다.
양 씨는 특히 자신은 천씨가 생존 시 훙 씨와 가족처럼 서로 빈번하게 왕래했다며 훙 씨가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대만 고법 가오슝 분원은 훙 씨가 남편 천 씨와 양 씨의 불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동거가 계속 이어진 만큼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는다며 훙 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민법상의 소멸시효 규정에 따라 훙 씨가 배상을 받는 기간은 2015년 11월부터 천씨가 사망한 2016년 12월까지로 제한했다.
이에 앞서 1심 법원은 양 씨에 대해 30만 대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양 씨는 내연관계에 있던 천씨가 사망한 이듬해 천 씨의 사업 등에 대한 자신의 기여분 및 고령으로 인한 생활능력 부족을 이유로 천 씨의 상속인에게 100만 대만달러의 유산 분배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양 씨에게 자택 및 200만 대만달러에 달하는 은행 저축 등이 있다는 점을 들어 패소 판결을 내렸다.
jinbi1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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