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대행업체들, 구글 광고 예산을 아마존으로 옮겨 집행
아마존서 바로 상품 검색하는 소비자 행태의 반영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아마존이 검색 광고 시장에서 급부상하며 이 시장의 전통 강호인 구글을 위협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검색 광고란 특정 단어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창에 표시되는 관련 상품 광고를 말한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광고 대행업체인 WPP PLC는 지난해 광고주들을 대행해 아마존의 검색 광고를 3억달러(약 3천410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중 75%는 구글의 광고 예산에서 빼 온 것이었다.
이 회사가 2017년 아마존 검색 광고에 쓴 예산은 1억∼1억5천만달러였다. 1년 새 2∼3배로 늘어난 셈이다.
광고 대행업계의 또 다른 큰손인 옴니컴 그룹은 지난해 광고주들이 검색 광고에 집행한 돈의 20∼30%가 아마존 검색 광고로 흘러갔다고 밝혔다. 역시 대부분은 구글 검색 광고 예산에서 옮겨온 것이었다.
이 회사가 지난해 미국에서 검색 광고에 쓴 돈은 약 12억달러(약 1조3천640억원)였다.
WSJ은 "아마존이 사람들이 소비재를 검색할 때 가장 많이 찾는 사이트가 된 점을 착실히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물론 구글은 여전히 검색 광고 시장의 강자다. 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442억달러(약 50조2천500억원) 규모였던 미국 검색 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78%였다.
하지만 이런 광고 집행비의 이동은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조사업체 점프샷에 따르면 구글이 여전히 모든 부문을 망라한 온라인 검색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약 54%의 사람들은 제품 검색 때 바로 아마존으로 간다는 것이다. 2015년에는 이 비율이 46%였다.
옴니컴 그룹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더 이상 구글에서 아마존으로 왔다 갔다 하지 않고 곧장 아마존으로 간다"고 말했다.
광고업자들은 아마존의 강점으로 광고주에게 광고가 아마존 사이트에서 실제 판매로 이어졌는지 알려줄 수 있는 능력을 지목했다.
WPP 관계자는 "아마존에는 (관심을 기울이는) 청중과 거래, 그리고 (멤버십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에 대한 충성이 있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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