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하겠다고 선언한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을 5일 만났다.
3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온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항공편으로 LNA의 기지가 있는 벵가지에 도착했다.
그는 트위터에 "(리비아에서) 군사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내 목표는 변함없다. 리비아 위기는 군대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글을 올렸다.
하프타르 사령관과 면담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리비아에서 내전이 재발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무력 행위를 만류한 것으로 보인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날 동부 도시 투브루크에서 하프타르 사령관과 가까운 리비아 의회 의장 아길라 살레를 만났다.
LNA의 수도 진격을 환영하는 살레는 구테흐스 총장과 만난 뒤 대변인을 통해 "이번 위기를 끝내는 방법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하프타르 사령관의 선언과 함께 트리폴리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
LNA에 협력하는 무장조직은 4일 트리폴리에서 남쪽으로 100㎞ 정도 떨어진 가리안을 점령했다.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약 30㎞ 거리인 검문소에서는 통합정부군이 4일 밤샘 교전 끝에 LNA 측의 진격을 막아냈다.
로이터통신은 5일 친정부 무장조직이 LNA의 공격을 막으려고 기관총을 장착한 픽업트럭을 트리폴리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는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내전을 겪었고, 무장세력의 난립으로 혼란이 여전하다.
현재 유엔 지원으로 구성된 리비아 통합정부가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고 하프타르 사령관이 동쪽을 점령해 국가가 사실상 양분됐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지난 수년간 거점을 확대해왔고 트리폴리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하프타르는 리비아에 이슬람주의 정부가 수립되는 것을 꺼리는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의 물밑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 국가는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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