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환 "수질 해결 없이는 모든 개발 물거품…부분 해수 유통해야"
양기해 "마천루는 경쟁력 아니다…생태 생명존중 도시 건설해야"
정석훈 "산업형은 이미 설비 과잉…유통형과 관광휴양형으로 개발해야"
(군산=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새만금새전북21과 전북일보사가 5일 전북 군산에서 개최한 '제1차 새만금 밤샘토론'에서는 새만금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한 방안과 대안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공학과 교수는 새만금 수질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모든 개발이 결국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부분적인 해수 유통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을 요구했고, 양기해 국제태양광협회 한국지회장은 새만금을 생태 생명존중 도시로 건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석훈 전 전북개발공사 사장은 새만금 개발이 더딘 이유를 '수요'에서 찾으며 새만금의 강점을 살린 분야를 중심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새만금의 성공을 위한 핵심 과제로 수질 문제 해결을 들었다.
그는 "새만금 수질 개선을 위해 지금까지 10조원이 투입됐는데 목표 수질인 3, 4등급을 이미 넘어서 5, 6등급에 이르고 있으며 지금도 계속 나빠지고 있다"면서 해수 유통이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만금 호수의 수질 개선을 위해 앞으로 25조원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해수 유통을 하지 않는 한 수질은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새만금 호수가 썩으면 모든 투자도 결국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애초 새만금호를 담수호로 만들려 했던 것은 새만금 용지의 70%를 농업용지로 쓰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상기한 뒤 "14.5%만 농업용지로 쓰는 것으로 개발계획이 바뀌었는데도 담수호 유지를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새만금 사업으로 갯벌이 사라지면서 전북에서 연간 8천억원 정도의 어업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해수 유통을 하면 갯벌을 살려 어업생산량을 늘리고 생태관광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전북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미세먼지 농도를 나타내는 것은 새만금 매립토로 점토질인 갯벌을 쓰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오 교수는 "무리하게 완전한 해수 유통을 하자는 것도 아니다"면서 "부분적인 해수 유통만으로도 수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만큼 열린 자세로 접근하자"고 당부했다.
양 지회장은 "새만금 기본 계획도를 보면 홍콩, 싱가포르, 상해의 마천루를 연상케 하는 빌딩이 들어서 있으나 마천루는 이미 세계 곳곳 어디에든 있다"며 "마천루는 새만금의 경쟁력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할 때 유럽대표단이 생태계를 파괴한 새만금은 가지 않겠다고 보이콧했다는 일화가 있다"고 들고 "새만금은 매립을 통해 수많은 생명체를 죽인 곳인 만큼 생태 생명존중 도시를 건설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새만금을 부유(浮遊) 도시와 부유 공원으로 개발하는 안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종 다양성이 확보되는 세계 제일의 생태 생명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인 300MW(메가와트)급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수질 정화기능이 구비된 '정화일체형 발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수상 태양광시설은 햇볕을 차단해 수생 생물과 동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새만금은 각종 오염원이 지속해서 유입된다"면서 "수상 태양광시설이 수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사장은 "새만금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수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유통형과 관광휴양형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새만금을 대규모 용지가 필요한 산업형으로 개발하려 하지만 이는 현재의 경제 흐름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용지가 필요한 철강,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등은 이미 설비 과잉으로 구조조정 중이어서 추가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고급 두뇌가 필요한 첨단산업은 수도권을 떠날 수 없어 새만금은 적지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만금은 땅값이 싼 국유지라는 장점이 있다"며 유통형과 관광휴양형은 이를 적절히 활용한 개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유통형의 한 방식으로 새만금 신항을 세계적인 곡물 수입항 또는 컨테이너항 등으로 만드는 안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는 중국 수출을 위해 부산항으로 물량을 가져간 뒤 먼 거리를 돌아 중국으로 가는 방식"이라며 "새만금 신항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새만금 신항의 규모로는 현재 계획하는 5만t급을 10만t급 이상으로 확대해야 하며 수심도 최소 17m는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광휴양형은 온 국민이 찾아올 수 있는 종합스포츠테마파크와 같은 시설을 집중시키는 안이다.
그는 새만금이 저렴한 지가의 광대한 국유지이고, 인근에 다양한 관광자원이 있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금융 전문가인 김석범 TLBU FOUNDATION 이사는 "돈은 수익이 보장되고 안전성이 있으면 모이기 마련"이라며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국제 자본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새만금을 아시아 금융의 허브로 만들자"고 했다.
홍승광 전북문화관광재단 상설공연추진단장은 "새만금을 아시아 판타지 스토리의 메카로 만들자"고 했고, 박인택 드라마·영화 제작자는 "급하다고 아무 산업이나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며 긴 안목으로 멀리 보고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doin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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