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교육부 장관, 강원 산불피해 교육현장 점검·관계자 격려
(강릉·속초=연합뉴스) 이해용 김철선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산불피해를 본 강원 학교 현장을 점검하고 일상 재난안전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6일 오후 강릉시 옥계면 옥계중학교를 찾은 자리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재난안전훈련이 차곡차곡 잘 싸여 침착하게 대응을 잘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수학여행을 갔던 관광버스에 불이 붙어 문도 안 열리는 상황에서 수동으로 문을 열어 안전하게 대피했던 과정이 일상의 안전훈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가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안전훈련이 위기 상황이 됐을 때 침착하게 대응하게 한다"며 "평상시 안전에 대해 몸에 익힌 체험이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불피해를 본 학교를 정밀하게 잘 살펴보면 손봐야 할 곳이 있을 수 있다"면서 "학교가 신속하게 복구돼 학생들이 수업하고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유 부총리가 언급한 관광버스 사례는 사흘 일정으로 강원 속초·고성 일대로 현장체험학습을 갔던 경기도 평택시 현화중학교다.
지난 4일 저녁 고성군의 한 리조트 지하 1층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즐기고 있던 학생들은 강원도 일대 산불과 관련해 재난 문자가 날아오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변하자 대기하고 있던 고속버스 7대에 차례로 올라 3분 만에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학생 29명과 교사·안전요원 3명이 탄 한 버스의 뒤쪽 엔진 부근에서 불꽃과 함께 연기가 나자 문을 수동으로 연 뒤 급하게 밖으로 뛰쳐나왔다.
다른 차량에 있던 교사들이 차 안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불이 난 버스로 급하게 달려왔으나 버스는 손 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거센 불길에 휩싸였다.
유 부총리는 산불이 학교로 접근할 때 고무호스를 들고 물을 뿌리며 옥계중학교 교실을 지켰던 이정인(56) 주무관에게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주무관은 지난 5일 밤 산불이 접근하자 학교 주변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그는 정전으로 암흑천지가 된 데다 연기가 꽉 차 숨을 쉬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1시간 이상 불이 붙은 교실 난간 등에 고무호스로 물을 뿌렸다.
이 주무관은 "관사에서 재난 문자를 받고 밖에 나와 보니 연기가 산 위로 넘어오고 있어 그때부터 학교 주변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면서 "물을 뿌려도 바람에 또 불이 살아나고, 폐휴지를 모아 놓은 곳에 불이 붙었지만 그래도 꺼야 하겠다는 생각에 물을 뿌렸다. 평소 받은 안전 교육이 그래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당시 너무 긴박하고 물을 뿌리는 데 집중하다 보니 119에 전화할 생각도 못 했고, 마스크조차 없었다"며 "열기가 많은 불이 접근하는 속에서도 물을 뿌렸다는 게 대단하다. 말로 하는 게 아니라 매뉴얼에 따라 행동해 고맙다"고 말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45분께 이번 산불로 학교 내 창고와 학생 운동시설이 일부 소실되고, 교목인 소나무 수백 그루가 불에 탄 속초 청해학교를 찾아 화재 당시 방독면을 착용하고 교내 잔불 진압에 참여한 교직원을 격려했다.
그는 "아이들이 없을 때 불이 나서 그나마 다행이다"며 "다음 주 월요일 학생들이 등교하면 불에 탄 곳들만 봐도 공포감이 들것 같으니 두려움 없이 잘 적응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번 산불로 가족이나 재산피해를 본 학생들이 있는지 확인해달라"며 "교육부 차원에서도 신경 쓰겠다"고 약속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숨진 민간인 1명은 이 학교 학생의 삼촌인 것으로 파악됐다.
dmz@yna.co.kr
kc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