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도한 737 맥스 4분의 1, 중국이 차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이 중국 항공당국에 잇따른 추락 참사를 일으킨 보잉 '737 맥스(MAX)'에 대한 조사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중국 중앙(CC)TV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중국 민용항공국(민항국)에 보잉 737 맥스 자동항법장치의 설계와 조종사와의 상호작용, 안전성 등을 조사하기 위한 태스크포스에 참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국 민항국은 이 요청을 받아들일지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FAA는 다국적 조사팀을 구성해 보잉 737 맥스의 안전성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여기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참여할 예정이다.
보잉 737 맥스는 잇따른 참사를 불러온 여객기로, 지난달 10일 케냐행 에티오피아항공 737 맥스 8 여객기가 이륙 6분 만에 추락해 탑승한 157명이 모두 숨졌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인도네시아 해상에서 라이언에어의 737 맥스 8기종이 이륙 13분 만에 추락해 탑승자 189명 전원이 사망했다.
미국이 737 맥스 기종의 안전성 조사에 중국 항공당국의 참여를 요청한 것은 이번 참사 후 737 맥스 기종의 운항 중단 과정에서 중국이 한 결정적인 역할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중국 민항국은 지난달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사망자에 중국인 8명이 포함되자 자국 항공사들에 보잉 737 맥스 8의 운항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세계 각국의 항공당국 중 최초로 737 맥스 기종의 운항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이후 각국이 중국 당국의 선례를 따르면서 737 맥스는 참사 후 수일 만에 전 세계에서 운항이 중단됐다.
중국이 인도받은 보잉 737 맥스는 총 96대로, 이는 전 세계 항공사가 인도받은 보잉 737 맥스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FAA가 중국 항공당국에 보잉 737 맥스의 안전성 조사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한 데는 세계 항공시장에서 중국이 갖는 이 같은 위상을 고려할 때 중국의 인정 없이는 그 운항 재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일 보잉은 보잉 737 맥스의 소프트웨어 측면의 기체 결함을 뒤늦게 인정하고 감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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