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모하메드 나시드 전 몰디브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여당 몰디브 민주당(MDP)이 6일 치러진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무난히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7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개표 결과 MDP가 국회 전체 87석 중 62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부 매체는 최종 결과가 나오면 MDP의 의석수가 68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총선 전까지 MDP의 의석수는 19석에 불과했다.
2008년 다당제가 도입된 이래 몰디브에서 특정 정당이 단독으로 3분의 2 의석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국회의장을 맡게 된 나시드 전 대통령은 "몰디브가 새 여명을 맞이했다"면서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원만하고 평화롭게 계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임무"라고 말했다.
나시드 전 대통령은 작년 초 징역 13년형을 선고받고 영국으로 망명했지만, 같은 해 9월 대선에서 가까운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인 솔리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던 압둘라 야민 전 대통령을 누르고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자 귀국해 세력을 결집해 왔다.
대선을 앞두고 정적 탄압, 언론 통제, 외신 취재 제한, 부정 개표 시도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진 야민 전 대통령은 결과에 불복할 움직임을 보이다 약 한 달 만에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올해 2월 횡령과 돈세탁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솔리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MDP가) 국회에서 압도적 과반을 차지했다"면서 "우리는 이를 축하하면서도 우리 앞에 놓인 거대한 난관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솔리 대통령은 친중(親中) 성향의 야민 전 대통령과 달리 인도와 서방 국가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대선에선 선거가 여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치러지는 악조건 속에서도 민주주의 회복과 부패 척결 등을 중점적 공약으로 내세워 승리를 이뤄냈다.
몰디브 선관위는 전체 유권자 26만4천여명 중 78%가 이번 총선에 참여했으며, 선거 진행과 관련해 별다른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몰디브에서는 1978년부터 2008년까지 30년간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이 사실상 독재 정치를 해왔다.
2008년 처음 치러진 민주적 대선에선 나시드 전 대통령이 승리했지만, 2013년 대선에서는 가윰 전 대통령의 이복동생인 야민 전 대통령이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나시드 전 대통령을 제치고 대통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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