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동시 집단적 둔화국면' 들어섰다"

입력 2019-04-08 10:28   수정 2019-04-0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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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기, '동시 집단적 둔화국면' 들어섰다"
브루킹스 경제회복지수…"불황 우려까진 아니라도 흉조"
美·유럽·日·中 동반부진…"통상갈등은 경기 중상 입힐 자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을 이탈해 집단적 둔화 추세로 빠져들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7일(현지시간) 글로벌 경제회복지수(Tiger)를 갱신한 결과 세계 경제가 '불균등한 회복'에서 '동조화한 집단적 둔화'로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타이거 지수는 2016년 이후 반등해 회복세를 나타내다가 작년에 고점을 찍고 내림세를 노출하고 있다.
이 지수는 ▲산업생산·수출입·소매판매·제조업 수주 등 실물지표 ▲주식시장 시가총액·주가지수·여신 증가율 등 금융지표 ▲소비자와 기업 경기신뢰지수 등 심리지표를 복합적으로 반영해 산출된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세계 전반의 경기후퇴(국내총생산의 일정 기간 지속적 감소)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그런 우려가 성급한 것이기는 하지만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이 경제성장 가속도를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거시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데 현재 제약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경기둔화의 본질이 특히 향후 수년에 걸친 불길한 전조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주요 선진국들은 공공부채의 증가 때문에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 능력이 제한된 데다가 기준금리가 0%에 가깝거나 마이너스인 터라 전통적인 통화정책 구사도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별로 경기를 따지면 미국은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사라지고 고용, 소매판매 등 지표가 약화하면서 경기 확장세가 누그러지는 모양새를 노출했다.
기업과 가계의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며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가 예상돼 경기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으로 진단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주변부 회원국들뿐만 아니라 최대 성장동력인 독일이 함께 힘이 빠지면서 기업, 가계의 전반적인 심리가 저하했다.
아울러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주식시장이 불안해지고 여신 증가세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로존의 실물 경제는 예상보다 잘 버티고 있으며 투자 감소에도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금융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하락) 리스크를 안은 채 글로벌 통상갈등으로 수출을 비롯한 경제성장 동력이 위협을 받고 있다.
중국은 소매판매, 고정자산 투자, 산업생산 등이 경기확장 둔화세를 가리켰으며 글로벌 수요와 내수가 함께 위축돼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연구소는 중국에서 잘못된 대출정책 때문에 금융체계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에 따라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이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등 신흥국들은 올해 2%에 가까운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지만 글로벌 수요의 감소와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상당한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관측됐다.
작년에 심각한 외환시장 불안을 겪은 터키는 GDP 감소와 소비심리 저하로 이미 경기침체에 빠져든 상황이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세계 무역증가세의 둔화 때문에 글로벌 경기를 둘러싼 우려가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반 경기둔화, 기업과 가계의 심리 악화, 통상갈등과 자국 우선주의 포퓰리즘 득세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무역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소는 "통상갈등과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에 오래가는 흉터를 남길 가능성이 크다"며 "불확실성에 따라 기업 심리, 민간부문의 투자가 저하되며 이는 장기적 생산성 향상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자해(Self-inflicted wounds)를 피하고 성장을 자극하기 위한 통화·재정정책을 신중하게 구사하며 동시에 생산, 노동, 금융시장 개혁에 다시 전념하는 것이 정책 입안자들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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