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세브란스병원 연구팀, 영아 1천628명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임신 중 단 음식과 빵, 과자 등의 간식을 많이 먹으면 출산 후 아이에게 식품알레르기가 생길 위험이 1.5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아의 식품알레르기는 생명까지 위협하는 알레르기성 쇼크(아나필락시스)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공동 연구팀(홍수종, 손명현, 김윤희)은 2007∼2015년 알레르기질환 출생 코호트(COCOA)에 등록된 영아 1천628명의 엄마를 대상으로 임신 중 식이 패턴이 식품알레르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9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임상 면역학 저널'(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In Practice)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임신 26주에 식품섭취빈도조사(FFQ)로 임신부의 간식 식이 패턴을 ▲ 전통식(채소, 해초류, 과일, 김치 등) ▲ 과자류(빵, 케이크,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 ▲ 고기류(치킨, 소고기, 돼지고기 등) ▲ 가공식(패스트푸드, 라면 등) ▲ 커피·우유식의 5가지로 분류했다.
또 영아의 제대혈(탯줄혈액)을 이용해 알레르기질환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일염기다형성(SNP)을 분석했다. SNP는 사람에 따라 특정 부위의 DNA 염기서열이 변이된 것을 말한다. 예컨대 질병이 있는 환자와 정상인을 비교했을 때 특정 SNP가 나타나는 빈도가 유의하게 다르다면 그 SNP는 질병과 관련된 것으로 본다.
이 결과, 전체 조사 대상 영아 중 9.0%(147명)가 식품알레르기를 가진 것으로 진단됐다.
임신 중 엄마가 먹은 간식 중 과자류가 아이의 식품알레르기 위험을 1.51배 더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다른 간식들은 아이의 식품알레르기 발생과 큰 관련이 없었다.
연구팀은 과자류 간식을 먹은 여성들에게서 트랜스 지방 섭취가 많았던 점으로 미뤄 트랜스 지방이 아이의 식품알레르기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트랜스 지방은 감자칩 같은 튀긴 음식, 비스킷 등의 과자류에 주로 많이 들어있다.
SNP 분석에서는 일부 유전자(CD14, GSTM1, GSTT1)의 염기 중 특정 부위가 겹치거나 빠진 '복제수'가 있는 경우 산모의 간식 식이 패턴과 영아의 식품알레르기 발생 사이에 관련성이 더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아산병원 홍수종 교수는 "소아 식품알레르기가 점점 증가하는 건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함께 관련돼 있기 때문"이라면서 "트랜스 지방은 임신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출산 후에도 아이의 식품알레르기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만큼 임신 중 음식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bi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