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축' 이어 닐슨까지…美정부서 사라진 '견제·균형추'

입력 2019-04-09 01:38  

'어른들의 축' 이어 닐슨까지…美정부서 사라진 '견제·균형추'
눈엣가시 잇단 퇴출, 예스맨만 주변에…트럼프 '마이웨이' 가속화하나
볼턴 입김 작용…대선국면서 反이민정책 강경 드라이브 심화 전망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경질로 행정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던 인사들은 대다수 무대에서 사라지게 됐다.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며 충동적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했던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그리고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은 이미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 트럼프 대통령의 곁을 떠난 상황이다.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지휘를 포기하는 '셀프 제척' 결정으로 '눈엣가시'로 전락했던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도 지난해 11·6 중간선거 바로 다음 날인 11월 7일 '트윗 발표'를 통해 해임됐다.
미 CNN방송은 8일(현지시간) 전날 이뤄진 닐슨 장관 교체 발표에 대해 "닐슨의 축출은 자신의 과격한 본능에 저항하거나 그 본능에 맞춰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관료들, 또는 전통적 관행과 관습에 대한 트럼프식 거부에 부응하지 않으려 함으로써 노여움을 산 관료들을 '아웃'시켜온 트럼프 대통령의 패턴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고압적이고 적의로 가득찬' 대통령을 위해 일하는 행정부 관료 누구든 간에 언제 잘릴지 모르는 예측불허성에 의해 지배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혼란상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이는 자신을 유일한 의사결정자로 여기며 반대 의견을 견디지 못한 채 충동적 스타일로 국정운영을 해온 트럼프식 용인술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10월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임명된 닐슨은 그동안 불법 이민자 부모-아동 격리 조치 등을 집행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을 상징하는 인물로 비쳤으나, 내부적으로는 취임 초기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닐슨 장관이 국경 보호와 난민 보호지위 등의 현안과 관련해 가장 가혹한 정책 일부를 반대한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닐슨 장관은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초대 국토안보부 장관 재직 시절 장관 비서실장을 지낸 데 이어 켈리 전 비서실장과 함께 백악관에 동반입성한 '존 켈리의 사람'이라는 점에서 켈리 전 비서실장이 지난 1월 초 퇴임한 이후 거취가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다만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미미하게나마 개선됐다는 얘기가 도는 등 그의 갑작스러운 경질은 다소 뜻밖이라고 미언론들은 보도했다.
닐슨 장관의 퇴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방침 발표에 반발, 사퇴한 매티스 전 장관의 사례에 비견된다고 CNN은 보도했다. 매티스 전 장관의 경우도 시리아 철군 사태가 직접적인 방아쇠가 되긴 했지만, 그 이전부터 대통령과 점점 멀어지기 시작하며 갈등이 누적됐다는 것이다.
CNN은 매티스 전 장관이나 닐슨 장관의 경질 모두 '정책적 문제의 복잡다단함이 디테일이나 전통적 지식을 무시·혐오하고 직관에 의존하는 트럼프식 통치 스타일과 충돌한' 케이스라고 보도했다.
닐슨 장관의 경질을 계기로 지난해 11·6 중간선거 이후 가속한 '트럼프 친정체제' 구축 흐름과 맞물려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인사들은 사실상 자취를 감추고 '예스맨'만 남게 됐다는 얘기도 워싱턴 정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 특검팀의 수사결과 보고서를 통해 일단 '정치적 면죄부'를 받고 재선 가도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독주가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번 장관 교체는 초강경 반이민 정책 입안을 주도해온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을 비롯, 이민 정책 분야에서 보수적 강경파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국면에서 반이민 정책을 핵심 어젠다로 전면에 내걸어 지지층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닐슨 장관의 경질은 '슈퍼 매파'인 존 볼턴 NSC 보좌관의 입김이 미친 '작품'으로 알려졌다. 볼턴 보좌관은 수개월 전부터 닐슨 장관의 교체를 건의해왔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난 10월에는 멕시코 국경 안보 문제를 둘러싸고 백악관 웨스트윙(집무동)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 오벌오피스 밖에서 볼턴 보좌관이 닐슨 장관이 제대로 일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이에 켈리 당시 비서실장이 반박하면서 고성이 오간 일이 미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이번 경질로 장관 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부처도 더욱 늘어나게 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빈약한 인재풀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고 CNN은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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