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섬, 나흘간 현직·차기 대통령과 회동…추방 이민자 재통합센터 등 방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올해 1월 부임하자마자 '반(反) 트럼프 기수'를 자처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립해온 개빈 뉴섬(52·민주)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나흘 일정으로 중미 엘살바도르를 방문했다고 AP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섬 주지사는 전날 엘살바도르에 도착한 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으로 나흘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현지 취재진과 만나 "지금 당신은 여기에 사는 사람들과 미국에 사는 그들 친척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얕보는 듯한 투로 이야기하는 대통령을 가지고 있다"면서 "나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우리나라가 아니라 대통령이 되기 위해 벌이는 개인의 문제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가 자국민의 미국 이민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중미 3국에 대한 원조 중단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부모를 동반하지 않은 엘살바도르 출신 어린이 3천명과 1만2천명의 가족이 미국 국경에 도착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엘살바도르인을 비롯해 수많은 중미 국민을 어쩔 수 없이 고국을 떠나도록 강요하는 가난과 폭력을 몸소 배우고 중미 국가들의 사기를 꺾으려고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수사의 대안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제리 브라운 전 주지사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은 뉴섬 주지사는 그동안 산불관리, 국가비상사태 선포,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등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뉴섬 주지사는 미국에 입국한 엘살바도르인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엘살바도르인의 국경 왕래가 가장 빈번한 곳이라 엘살바도르를 그의 첫 해외 방문지로 택했다.
그는 1980년 엘살바도르에서 내전이 시작될 당시 인권과 빈자들을 옹호하다가 암살당한 성직자인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의 묘지를 방문했다.
이는 뉴섬 주지사가 엘살바도르인들이 직면한 깊은 사회·경제적 도전을 이해하기 위해 기획한 이번 방문을 시작하기 위한 상징으로 풀이된다.
뉴섬 주지사는 방문 기간에 산체스 세렌 엘살바도를 대통령과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 당선인, 미국 대사 등을 만난다.
또한 미국과 멕시코에서 추방된 엘살바도르인 관련 업무를 하는 재통합 센터를 둘러보고 인권 단체들과 만나 경제 발전과 갱단의 개입을 주제로 논의할 계획이다.
엘살바도르는 폭력조직 MS-13과 바리오 18이 강력한 통제권을 행사하는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국가 중 한 곳이다. 최저임금은 월 300달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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