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유럽 각국의 수로가 살충제와 항생물질로 오염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엑스터 대학 그린피스 연구소의 폴 존스턴 연구원 등은 과학전문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otal Environment)'를 통해 오염의 실태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영국을 포함한 10개국 29개 수로에서 채취한 물을 분석한 결과, 100여종의 살충제와 21개 항생제 성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들 화학물질 가운데 약 4분의 1은 시판이 금지된 것이었고 조사 대상에 포함된 수로 가운데 절반에서 최소한 1종의 살충제 농도가 허용치를 넘어서고 있었다.
연구진은 살충제외 항생물질에 의한 수로의 오염은 야생 동식물의 생존에 위험할 뿐만 아니라 내성을 갖춘 미생물의 등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한 다양한 살충제와 농약 성분이 발견됐다는 것은 환경에 복합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뜻하는 것으로, 현재로서는 그로 인한 피해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존스턴 연구원은 살충제, 가축에 사용되는 항생물질과 함께 제초제, 살진균제(곰팡이 방지약)도 발견됐다고 밝히면서 특히 항진균제의 내성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위험한 곰팡이 감염 사례가 병원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이 활용한 실험 기법은 일부 살충제만을 탐지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가장 흔한 살충제인 글리포세이트와 클로로탈로닐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염의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는 데는 다소 한계를 안고 있었던 셈이다.
한편 시판이 금지된 물질의 다수 발견된 것에 대해서는 이들 물질의 불법 사용이 지속되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이미 토양에 스며든 잔류 화학물질의 침출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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