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골드슈미트에게 볼넷·오수나에게 홈런 허용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빅리그 100번째 등판을 기념하고자 축배를 준비했지만, 우려만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2회말 2사 후 왼쪽 내전근(사타구니 근육)에 통증을 느껴 자진 강판했다. 이날 성적은 1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이다.
류현진은 이날 2013년 메이저리그 입성 후 100번째(선발 99경기, 구원 등판 1경기)로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에 앞서 100경기 이상 등판한 한국인 투수는 박찬호(476경기), 김병현(394경기), 김선우·서재응(이상 118경기) 등 4명뿐이다.
류현진은 3월 2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6이닝 4피안타 1실점 무사사구)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2001년 박찬호(당시 다저스) 이후 18년 만에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승리를 챙긴 한국인 투수가 됐다.
4월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7이닝 6피안타 2실점 무사사구)를 상대로도 승리를 챙기며 메이저리그 입성(2013년) 이후 처음으로 개막전 포함 2연승의 신바람도 냈다.
류현진은 13이닝 무사사구의 완벽한 제구를 뽐내기도 했다.
100번째 등판에서 류현진은 코리언 메이저리거 최초로 개막 3연승과 함께 정규리그 개인 최다인 6연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류현진에게 100번째 등판은 악몽이었다.
류현진은 1회말 1사 후 상대 2번타자 폴 골드슈미트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볼 카운트 3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49㎞짜리 직구를 던졌으나,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류현진은 허무하게 무사사구 행진을 멈췄다.
자신에게 개인 통산 타율 0.423(26타수 11안타), 3홈런, 9타점으로 매우 강했던 골드슈미트에게 내준 볼넷이라서 더 아쉬웠다.
류현진은 1회말 2사 1루에서 마르셀 오수나에게 시속 148㎞ 직구를 던지다 왼쪽 담을 살짝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맞았다. 류현진은 개막전을 포함해 3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했다.
더 큰 시련은 2회에 닥쳤다.
류현진은 2사 후 마일스 미콜라스에게 초구를 던진 뒤 몸에 이상을 느꼈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현진의 빅리그 100경기 등판 성적은 42승 2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9다.
류현진이 2회를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건 2014년 9월 1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1이닝 5피안타 4실점), 2018년 5월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1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이후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세 번째다.
지난해 애리조나전에서는 부상 탓에 조기 강판했고 8월 16일 샌프란시스코전에 복귀할 때까지 3개월 동안 재활에 몰두했다.
축하 인사를 주고받아야 하는 100번째 등판일에 류현진은 위로의 말만 들었다.
지난해 다친 부위에 다시 통증을 느껴, 빅리그 개인 100번째 선발 등판일은 아직 점칠 수도 없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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