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음모 준비한 간부 이름 말할 수 있어"…현 경영진 비판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최근 일본 검찰에 재체포된 카를로스 곤(65) 전 닛산자동차 회장은 9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나는 결백하다"고 재차 주장했다.
7분 30초 분량의 동영상은 곤 전 회장의 변호인인 히로나카 준이치로(弘中惇一郞) 변호사가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도쿄에 있는 일본외국특파원협회에서 공개됐고 이 장면은 NHK를 통해 생중계됐다.
곤 전 회장은 동영상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데 이어 "나에 대한 비난도 사실무근"이라면서 "그런 비난은 나를 탐욕스러운 인물이나 독재적인 인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음모이자 모략, 중상"이라고 항변했다.
곤 전 회장은 닛산-미쓰비시-르노의 3사 얼라이언스가 합병이라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 한 인사들에 의해 지금의 사태가 빚어졌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얼라이언스의 다음 단계인 합병을 향해 간다는 점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위협이 됐고, (닛산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그들이) 두려워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닛산의 검사 부정 문제 등을 거론하며 "현 경영진에게 문제가 있었다", "얼라이언스의 미래를 강화하기 위한 비전도 없이 과시하는 경영진들"이라며 비판을 퍼부었다.
이어 "리더십이란 회사에 좋은 것을 위해 발휘되는 것이지 타협의 산물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더러운 음모를 실현하기 위해 준비한 많은 간부의 이름을 거론할 수 있다"며 "진상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에 대한 비전이 없어져 닛산의 실적이 저하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며 "공정한 재판으로 결백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과 닛산에 대한 애정은 혹독한 시련을 겪은 후에도 조금도 변함없다"며 "나는 닛산의 동료들과 함께 일본 경제, 일본 기업의 경영방식에도 공헌해 왔다"고 덧붙였다.
히로나카 변호사는 곤 전 회장이 음모를 계획했다는 닛산 간부의 실명을 거론했지만, 해당 부분을 편집 과정에서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동영상은 지난 4일 곤 전 회장이 재체포되기 전에 촬영된 것으로, 흰색의 배경을 두고 그가 영어로 말한 내용을 담았다. 일본어 자막도 포함됐다.
르노·닛산·미쓰비시자동차 3사 연합체를 이끌던 곤 전 회장은 2011~2015년 유가 증권보고서에 5년간의 소득 50억 엔(약 500억원)을 축소 신고한 혐의 등으로 작년 11월 19일 도쿄지검에 체포된 뒤 회장직에서 쫓겨났다.
그는 도쿄구치소에 구금됐다가 지난달 6일 10억 엔(약 100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체포 108일 만에 풀려났지만,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또다시 검찰에 체포됐다.
닛산이 지난 8일 연 임시 주주총회에선 곤 전 회장의 이사직 해임안이 승인돼 그는 닛산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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