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푸틴 만난 뒤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도입 강행 밝혀

입력 2019-04-09 16:50   수정 2019-04-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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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푸틴 만난 뒤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도입 강행 밝혀
"터키 안보 문제, 논의대상 아냐"…압박 가하는 미국 반대 일축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의 강한 압박에도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S-400 도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해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S-400 도입 계약에 대해 언급하며 "이 계약은 터키의 국가안보에 관한 것이다. 이 문제는 이미 정리된 것이고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일 자국 이스탄불에서 금요기도회에 참석한 후 취재진과 만나 S-400 미사일 대금을 러시아에 지급하고 있고, 예정대로 7월에 미사일을 인수할 것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


터키는 오는 7월 러시아로부터 S-400 미사일을 인수해 10월부터 실전 배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는 동시에 미국산 첨단 전투기 F-35 구매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터키에 자국산 패트리엇 미사일을 제안하며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도입을 포기할 것을 요구해왔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미국 측은 터키가 S-400과 F-35 전투기를 함께 운용하면 F-35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 측으로 유출되고 F-35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S-400 도입 중단을 요구해왔다.
[로이터 제공]
하지만 터키는 구매 조건이 유리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미국 전투기 도입과 별개로 S-400 미사일 도입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에르도안은 또 이날 모스크바 회견에서 시리아 북부 지역의 쿠르드계 무장세력 소탕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시리아 북부의 안보 불안 요인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쿠르드 노동자당 테러분자들은 해당 지역에 다에시(Daesh)와 같은 안보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에시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아랍어식 약자다.
에르도안이 주장하는 시리아 북부 안보 불안 요인은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가리키는 것이다.
YPG는 IS 격퇴전에서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에 협력했으나, 터키는 이 세력을 자국의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 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이자 안보 위협으로 여긴다.
에르도안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지역에서의 러시아와 터키 간 협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양국의 노력으로 이들립 휴전지대에서 대규모 재앙을 막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반군 편에 서 있는 터키는 지난해 반군의 최후 거점인 이들립 지역에 휴전을 유지하고 외곽에는 비무장지대를 설치하는 방안에 합의하면서 시리아 정부군의 이들립 공격을 연기시킨 바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회담이었다"며 하지만 일부 문제에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푸틴은 러시아가 터키에 공급하는 가스 가격과 관련한 이견이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하지만 양국이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터키에 대한 최대 가스 공급국이다. 지난해 터키 가스 수요의 절반에 가까운 240억 큐빅미터(㎥)의 가스를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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