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리비아 지원하는 이탈리아 병력, 계속 주둔"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수도 트리폴리의 국제공항이 전투기 공격을 받는 등 리비아의 내전 상황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유엔의 지지를 받는 리비아 통합정부의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9일 ANSA통신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콘테 총리는 8일 알-사라즈 총리에게 전화를 해 리비아 동부의 군벌 실세 칼리파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의 트리폴리 공격으로 인한 상황을 공유하고,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의 자제를 촉구했다.
콘테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이탈리아는 민간 공항을 타격하고, 민간인들의 목숨을 위협함으로써 리비아의 불안을 야기하는 이번 공격을 단호히 거부한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한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이 군사행동을 즉각 멈추고,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리비아를 식민 지배했던 이탈리아는 리비아에 매장돼 있는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 개발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을 뿐 아니라, 리비아가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넘어오는 난민들의 주요 출발지이자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이라는 점에서 리비아 상황의 악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콘테 총리는 작년 11월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에서 리비아 안정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 알-사라즈 총리와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의 만남을 주선한 바 있다.
당시 두 사람은 유엔이 추진하고 있는 선거를 올 봄까지 치르기 위해 상호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리비아는 다시 내전의 수렁에 빠질 조짐이다.
리비아는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의 난립으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리비아 통합정부가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고 있고, 하프타르 사령관이 동쪽을 차지해 국가가 사실상 양분된 상태였으나, 하프타르 사령관이 트리폴리로 진격하면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 국방부는 리비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리폴리와 미스라타에 주둔 중인 이탈리아 병력의 활동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이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탈리아 군은 작년 1월부터 현지에 병력을 파견, 리비아 보안군의 훈련과 치안 유지 등을 지원하고, 기술, 의료, 인프라 분야 등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배치된 병력은 트리폴리에 100명,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약 200㎞ 떨어진 미스라타에 약 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