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맨과의 브로맨스?…트럼프, 이집트 대통령 장기집권 두둔

스트롱맨과의 브로맨스?…트럼프, 이집트 대통령 장기집권 두둔
장기집권 위한 엘시시의 개헌추진 관련 취재진 질문에 "훌륭하게 직무 수행"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장기집권 시도에 힘을 실었다.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주고받은 문답 과정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집권을 위한 엘시시 대통령의 개헌 추진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는 훌륭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현행 이집트 헌법은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막기 위해 연임을 한 차례만 허용하지만, 작년 3월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한 엘시시 대통령은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고 연임 가능횟수도 늘리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엘시시 대통령을 '친구'로 부르며 미국과 이집트의 양국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했다.
두 사람 간 정상회담은 이번이 여섯 번째로, 백악관에서 열리는 건 두 번째라고 풀 기자단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을 시도하는 엘시시 대통령에게 '정치적 선물'을 안겼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엘시시 대통령의 민주주의 침해 및 인권 유린, 러시아와의 군사적 관계 강화 등의 우려를 표명해온 미 의회와 인권 운동가들의 반발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앞서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과 이집트 양국의 파트너십은 민주적 통치, 정치적·경제적 자유, 모든 시민을 위한 기본인권 등을 포함한 공통의 가치에 기반을 둘 때 더욱 강력하고 지속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독 '스트롱맨'들과 남다른 '브로맨스'를 과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났을 때 서로를 한껏 추켜세우며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리틀 로켓맨'이라고 조롱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사랑에 빠졌다. 그는 나를 좋아하고 나는 그를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로 좋은 관계를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 2월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에도 김 위원장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엘시시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린 이 날은 공교롭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할 이스라엘 총선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에는 5선 고지를 앞두고 위기에 처한 네타냐후 총리와 백악관에서 회담을 갖고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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