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보복하려 농축산물 겨냥…세계 보호무역 격화 속 우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캐나다가 미국 제품을 겨냥한 보복관세의 위력을 높이겠다며 대상 품목을 조정하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훨씬 더 강력한 충격을 가하기 위해 보복관세 목록을 갱신하는 방안을 항상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데이비드 맥노턴 미국 주재 캐나다 대사가 품목조정 계획을 언급한 데 대한 설명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맥노턴 대사는 이르면 다음 주에 캐나다가 고율 관세를 부과할 새 제품 목록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날 미국 기자들에게 말했다.
캐나다는 작년 5월부터 오렌지 주스, 메이플 시럽, 위스키, 화장지 등 166억 캐나다 달러(약 14조2천100억원) 규모의 광범위한 미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물리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 자국 산업을 해쳐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며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보복관세다.
맥노턴 대사는 타격 배가를 위해 새로 목록에 들어갈 미국 제품에 사과, 돼지고기, 에탄올, 와인 등 농축산물이 대거 포함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릴랜드 장관은 맥노턴 대사의 발언을 일반적 용어를 사용해 되풀이하면서 자세한 설명은 아꼈다.
캐나다는 작년에 서명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인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를 의회에서 비준하기 전에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철회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무역합의 이후에도 계속되는 갈등은 글로벌 무역에 보호주의 색채가 짙어지는 국면에서 우려를 사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렀으며 유럽연합(EU), 일본을 상대로도 거친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통상갈등 고조는 글로벌 통상과 투자나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주요 악재로 지목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3개월 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춘 3.3%로 제시했다.
IMF는 "글로벌 무역갈등이 빨리 해소된다면 세계 경제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무역갈등과 이로 인한 정책적 불확실성 때문에 세계 경제가 더욱 압박을 받을 위험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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