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쟁지역에도 동일 정책 적용키로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분쟁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 영업중단 방침을 철회했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회사 측은 이날 성명에서 "요르단강 서안의 숙박공유 게시물을 우리 플랫폼에서 삭제하는 방안을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팔레스타인을 내쫓고 점령한 곳으로 양측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분쟁지역에서 수익을 낸다는 팔레스타인의 불만을 고려해 지난해 11월 이 지역 숙소 200여곳을 자체 숙박공유 플랫폼에서 삭제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에어비앤비의 정책이 차별적이라고 반발하면서, 세금 정책 등을 통해 보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또 강제로 영업을 중단하게 된 서안 지역 아파트 소유자 등은 예루살렘과 미국 등지에서 에어비앤비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다.
약 5개월 만에 분쟁지역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대한 영업중단 조치를 철회했지만, 에어비앤비는 이곳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전액 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이 지역 영업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전액 지구촌 곳곳의 사람들을 돕는 비영리 기구에 기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에어비앤비는 남오세티야와 아브하지아 등 다른 분쟁지역에 대해서도 영업은 계속하되 이익은 기부하는 방침을 일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어비엔비의 결정에 대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측은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스라엘이 장악한 서안에서 영업을 계속하겠다는 에어비앤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 단체는 "에어비앤비의 실망스러운 결정은 인권을 존중한다는 회사 방침에 반하는 것"이라며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에서 영업을 지속함으로써 그들은 정착촌이 유발한 인권 침해에 계속 관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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