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자보호재단 조사…펀드 지식수준도 낮아져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국내 펀드 투자자 비율이 10년 사이 50%대에서 30%대로 크게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손실 우려와 저조한 수익률 등이 펀드 투자를 외면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은 지난해 12월 서울·수도권과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5∼64세 성인 남녀 2천530명을 상대로 펀드 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33.8%만 펀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1년 전 조사 때의 35.3%보다 1.5%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앞서 2008년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54.4%였다.
펀드 투자자 비율이 10년 전에는 2명 중 1명꼴이었다면 작년에는 3명 중 1명꼴로 줄어든 셈이다.
펀드 투자자 비율은 재단이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7년부터 2012년까지는 50% 안팎을 유지하다가 2013년부터 30%대로 크게 낮아졌다. 가장 낮았던 2014년에는 28.7%였다.
펀드 투자자가 보유한 펀드 수는 평균 4개로 최근 5년간 가장 적었다.
2014년 조사에서는 펀드 투자자들이 평균 4.7개의 펀드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2015년 4.5개, 2016년 4.3개, 2017년 4.2개 등으로 계속 줄고 있다.
향후 펀드 투자 의향과 관련해서는 '펀드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응답률이 81.8%로 전년도의 85.4%보다 3.6%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비해 '펀드 투자를 지속할지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1.8%로 전년도의 4.3%보다 7.5%포인트 높아졌다.
펀드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주로 손실 우려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펀드 투자를 하지 않는 응답자 중 26.9%는 '원금손실 위험이 있고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해서'라고 답했고 '과거에 큰 손실을 경험해서'(10.7%), '주변 사람이 과거에 큰 손실을 경험해서'(6.9%) 등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워서'(10.5%), '투자 방법을 몰라서'(10.5%) 등의 응답도 적지 않았다.
권순채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와 2010년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펀드 수익률이 악화했던 직간접 경험이 펀드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약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공모펀드의 경우 보수 등 펀드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비용을 낮춰 펀드 수익률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펀드 투자가 시들해지면서 투자자들의 펀드 관련 지식수준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펀드 지식을 측정하기 위한 질문 11개를 던져 답변을 점수로 환산한 결과 투자자들의 평균점수는 10점 만점에 5.4점으로 집계됐다.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7년에는 7.5점이었고 2008년(6.5점)부터 5년간은 6점대에 머물다가 2013년부터 5점대로 내려앉았다.
펀드 투자설명서나 약관, 운용보고서를 상세히 확인하는 투자자도 많지 않았다.
온라인 채널(인터넷·모바일)로 펀드에 가입한 경험이 있는 투자자 가운데 투자설명서·약관을 '꼼꼼히 읽어보았다'는 응답자는 30% 수준으로(인터넷 33.7%, 모바일 30.0%) 최근 3년간 답보 상태다.
가입한 펀드의 운용보고서도 '읽어봤다'(41.8%)는 응답률이 '받았지만 읽지 않았다'(53.9%)는 응답률에 못 미쳤다.
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주로 내용이 너무 많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약관이나 운용보고서를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펀드다모아' 등에서 펀드 정보가 공시되고 있으나 관련 지식이 부족한 투자자들에게는 진입장벽이 여전히 높아 정보제공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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