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과학기술원 폴립 변태·독액 유전자 발견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여름철 바다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노무라입깃해파리의 대량증식에 관한 비밀을 풀 열쇠를 찾았다.
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유전체를 분석해 해파리의 증식조절 기구와 독 단백질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했다고 10일 밝혔다.
해파리는 히드라, 산호, 말미잘 등과 같은 자포동물로 분류된다.
하지만 다른 자포동물들이 고착생활을 하는 것과 달리 해파리는 뚜렷한 유영 생활기를 가지며 급격한 해양의 환경변화에도 적응하는 독특한 동물이다.
강한 독을 가진 노무라입깃해파리는 2000년 이후 매년 여름철에 우리 연안으로 들어와 개체 수가 급속히 증가하기 때문에 어업과 해수욕장 등에 큰 피해를 준다.
지구온난화로 말미암은 수온 상승이나 천적 감소 등을 원인으로 추정하지만, 개체 수 증가에 관한 생물학적 정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KIOST 염승식 박사(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울산과학기술원 게놈산업기술센터 박종화 교수 연구팀과 함께 2013년 9월 경남 통영에서 채집한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유전체를 해독했다.
그 결과 바위 등에 부착한 유생(폴립)이 해파리로 변태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호전달물질인 레티노산계 관련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는 앞으로 해파리 대량증식의 비밀을 풀고 이상증식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연구의 열쇠를 제시한 것이라고 해양과학기술원은 의미를 부여했다.
해파리 폴립 1마리는 변태와 성장 과정(6~7개월 소요)을 거쳐 성체 5천마리로 증식하기 때문에 폴립을 제거하는 것이 해파리의 대량번식을 막는 가장 쉽고 근본적인 대책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노무라입깃해파리 독액의 단백질 유전자 정보도 확보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BMC 바이올로지 3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해양과학기술원 김웅서 원장은 "이번 연구성과를 토대로 향후 해파리 대량번식의 원인을 규명하고 예방하는 것은 물론 독 단백질을 이용한 의약품 소재 개발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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