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불, 전신주 개폐기 발화 추정…배전운영 예산 늘려야"(종합)

입력 2019-04-10 14:07  

"강원산불, 전신주 개폐기 발화 추정…배전운영 예산 늘려야"(종합)
건설노조 전기분과 기자회견…"유지·보수예산 삭감 등이 사고 본질적 요인"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전기 노동자들이 강원도 산불의 발화원인으로 지목된 전신주 개폐기와 관련해 노후 전신주 점검과 유지·보수를 위한 예산 확보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회는 1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기 노동자들이 바라본 개폐기 사고의 본질적 요인은 한전의 유지·보수 예산 삭감과 관리·감독 부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공 후 오랜 시간이 흐르면 전선과 전선을 압축한 부분에 물기가 들어갈 수 있다"며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전선 압축력이 떨어지고 전선과 전선을 이어놓은 곳에 부하가 걸려 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열이 발생하면 전선이 삭아서 끊어지고 화재나 감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기 노동자들의 설명이다.
건설노조는 또 "전국 곳곳에 이번처럼 대형참사가 일어날 수 있는 노후 장비들이 즐비하다"고 우려했다.
건설노조가 최근 한전 협력업체 비정규직 전기 노동자 576명을 상대로 설문조사 한 결과, 노후 문제로 배전 현장 설비의 30∼50%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응답자의 33.9%를 차지했다. 50∼70%를 교체해야 한다는 응답도 26.9%에 달했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의 98.6%가 2018∼2019년 한전 배전 선로 유지·보수 공사 건수가 예년보다 줄었다고 응답했다.


건설노조는 "이번 산불은 한국전력공사가 관리하는 전주의 개폐기에 연결된 전선에서 불꽃이 발생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전은 지금이라도 국민 안전과 화재 예방을 위해 유지·보수 예산 확대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변전 설비의 유일한 운영 및 관리자로서 한전은 예산 항목에 관한 정보를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시민들의 감시에서도 벗어나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계된 선로의 유지·보수에 대한 배전운영 예산을 정확히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번 산불의 원인 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을 수립하라"며 "노후 전주와 불량 기자재를 전수 점검하고, 선제적 교체와 보수를 통해 안전한 배전운영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한전 측은 "최근 3년간 열화상, 초음파 장비를 활용해 개폐기와 접속부 내부 발열 및 이상 여부를 점검하는 등 다양한 진단을 시행해왔다"며 "개폐기 진단과 관련한 점검수선 올해 예산은 4천84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16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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