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 정봉주측 "검찰 공소장, 마치 잘못 인정한 것처럼 써놔"

입력 2019-04-10 12:05  

'무고' 정봉주측 "검찰 공소장, 마치 잘못 인정한 것처럼 써놔"
공판준비기일서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주장…"공소사실과 무관한 내용 기재" 비판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를 허위라고 주장하며 반박했다가 무고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봉주(59) 전 국회의원 측은 검찰의 공소장 내용이 예단을 갖게 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의 변호인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의 공소장이 일본주의(一本主義)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유죄 심증'을 갖도록 검찰이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 없는 '부연 설명'을 잔뜩 써놨다는 취지다.
변호인은 재판 후 "검찰이 구체적인 범죄사실 앞에 이 사건의 경위를 죽 기재해놓으면서 피해자들이 '미투' 피해 여성이라고 사실관계 자체를 확정해놨다"며 "이 부분은 명예훼손 등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 공소장의 기초 사실에는 정 전 의원이 해당 기자들을 고소했다가 취소한 경위도 설명돼 있다. 변호인은 이 부분도 "마치 피고인이 자기의 잘못을 모두 인정한 것처럼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변호인은 "최근 사법 농단 재판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지적했듯 공소장 일본주의가 이슈가 되고 있다"며 "정 전 의원 공소장도 너무 장황해 일본주의 위배에 대한 법원 판단을 받아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검찰과 변호인 측은 다음 달 초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쟁점들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공방을 벌이기로 했다.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은 지난해 3월 초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23일 기자 지망생이던 A씨를 호텔에서 성추행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정 전 의원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를 호텔에서 만난 사실도, 추행한 사실도 없다. 해당 기사는 나를 낙선시키기 위한 대국민 사기극,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다 당일 해당 호텔에서 결제한 카드 사용내역이 나오자 자신의 해명이 잘못됐다고 시인했다.
검찰은 정 전 의원이 의혹을 보도한 기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 허위사실을 퍼뜨렸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성추행 의혹이 사실인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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