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작년 산불 496건? 993건?…산림청-소방청 통계 제각각

입력 2019-04-1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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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작년 산불 496건? 993건?…산림청-소방청 통계 제각각
소방청, 산에서 발생하면 피해 유무 관계없이 산불화재 등록
산림청, 피해면적 0.01ha 미만이거나 묘지 등서 발생하면 제외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지난 9일 강원도 산불 관련 전체회의에서 산불 통계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2009년부터 매년 산불이 평균 200여건 터졌는데 유독 문 정권 들어와서, 특히 올해 들어 4월까지 332건 터졌다"며 "나사가 빠진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문호 소방청장은 "저희 통계로는 2018년 993건이고 2017년 1천467건, 2016년 1천321건이었다"며 최근 몇 년간 1천건 내외의 산불이 발생했다는 통계를 제시했고, 조 의원은 "제가 가진 자료랑 무엇이 맞는지 비교해야 겠다"며 자료를 제출하라고 응수했다.
이처럼 산불 통계를 놓고 논란이 인 것은 산림청과 소방청의 통계에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산림청 통계를 인용한 언론 보도의 수치를 제시했는데, 이것 역시 정확한 수치는 아니었다.
산림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산불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총 388건이며, 2009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산불 건수는 200여건이 아닌 431.7건으로 집계된다. 올해 수치에는 산불 보고서가 아직 작성되지 않은 고성·속초, 강릉·동해의 산불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포함하면 390건으로 늘어난다고 산림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2016년부터 3년간 산불 발생 건수는 2016년 391건, 2017년 692건, 2018년 496건 등으로 소방청의 산불 통계와는 많게는 연간 900여건 차이가 난다.
작년 수치를 비교해 보면 소방청의 산불 건수가 산림청보다 497건 많았고, 인명피해도 21명(산림청 30명, 소방청 51명) 많았지만, 재산피해는 소방청 집계가 산림청보다 162억8천만원(산림청 232억6천만원, 소방청 69억8천만원) 적었다.
이처럼 두 기관 통계가 제각각인 것은 산불 집계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소방청 측은 11일 "소방청은 산에서 발생한 화재를 피해 유무와 관계없이 산불화재로 등록·관리하지만, 산림청은 산에서 발생한 화재라도 0.01ha 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거나 묘지 등에서 발생한 경우는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소방청의 경우 지목이 임야로 분류되면 과수원과 논밭 등도 산불 통계에 포함하지만, 산림청은 과수원이나 논밭에서 난 불은 포함하지 않는다"며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야산으로 번지는 등 경계가 모호한 경우에도 두 기관의 집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기관의 통계 중 국가승인통계로 사용되는 것은 산불 주무 부처인 산림청의 통계다.
조 의원 측은 "통계가 정확하지 않으면 이를 바탕으로 마련되는 정책은 무용지물"이라며 "산불 주무부처인 산림청과 현장진압을 하는 소방청 간 협의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 통일된 산불 집계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hisun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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