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최저가'를 내세워 전 세계의 호텔 등 숙박업소 예약을 중개하는 대형 플랫폼 업체 3곳이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10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여행 예약 사이트인 라쿠텐여행, 부킹닷컴, 익스피디아를 운영하는 업체 3곳의 관계사를 상대로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를 조사 중이다.
이들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은 호텔 등 전 세계의 다양한 숙박업소와 소비자 간 거래를 중개하고 호텔 등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이들 업체는 이 과정에서 경쟁 사이트와 같은 가격이나 더 저렴한 요금을 제시토록 숙박업소 측에 강요하거나 더 많은 객실을 할당하도록 의무화하는 계약을 맺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일본 공정위는 플랫폼 업체가 숙박업소와 맺은 계약이 경쟁사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요구하는 이른바 '최혜국 대우(MFN) 조항'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플랫폼 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최저가'를 앞세워 마케팅에 나서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MFN 조항 때문에 호텔 등 숙박업소 측은 자율적으로 가격을 책정하지 못해 '최저가'보다 가격을 더 내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가격 인하를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일본 공정위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공정위는 또 대형 플랫폼 업체에 객실 등록이 집중되면서 새로운 중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막혀 있는지도 조사 중이다.
일본 독점금지법은 거래 상대방의 사업 행위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를 '구속 조건부 거래'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다.
위반자는 재발 방지를 요구받는 배제조치 명령의 대상이 된다.
일본 공정위는 플랫폼 업체와 호텔 측을 상대로 조사를 완료한 뒤 행정처분을 내릴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일본 공정위는 2016년 8월 아마존재팬이 MFN 조항을 근거로 경쟁업체의 사업을 제한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가 아마존 측이 시정조치를 제안함에 따라 이듬해 6월 위법성을 판단하지 않고 조사를 종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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