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군 수송기 타고 귀국한 여의도서 '1919년' 의미로 19시 19분에 시작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 임시정부 헌법 낭독…국민 누구나 참석 가능한 축제로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독수리작전 퍼포먼스·임정요인 환국 장면 재현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100년 전 4월 11일. 한반도를 강점한 일본의 지배를 인정하지 않으며 국권을 회복하기 위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닻을 올렸다.
중국의 상하이라는 타국 땅에 문을 열었지만, 임시정부는 일본을 향한 저항의 중심이었고 독립과 민주주의를 향한 전민족적 의지의 반영이었다.
임시정부는 임시헌장 선포문의 첫 구절(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한다"고 명시했다.
또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인민은 남녀의 귀천 및 빈부의 계급이 없고 일체 평등하다"(제3조), "대한민국의 인민은 종교, 언론, 저작, 출판, 결산, 집회, 신서(信書), 주소, 이전, 신체 및 소유의 자유를 향유한다"(제4조)라고 헌법에 규정했다.
'대한민국 뿌리' 임정 100년 행사…"더 좋은 조국을 위해 도전"/ 연합뉴스 (Yonhapnews)
명실상부한 자유 대한민국의 기원이 100년 전에 열린 셈이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뿌리'인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이 11일 저녁 7시 19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 광장에서 온 국민이 참여하는 축제로 열렸다.
행사가 열린 여의도공원(옛 여의도비행장)은 74년 전인 1945년 8월 18일 한국광복군 이범석, 김준엽, 노능서, 장준하 등 4명과 미국 OSS(전략첩보국) 요원 18명이 C-47 수송기를 타고 착륙한 곳이다.
광복군은 '독수리 작전'(Eagle Project)으로 명명된 국내 진공 작전을 준비했다가 일제가 항복하자 일본군 무장해제 등의 임무를 띠고 서울 진입 작전에 투입됐다.
기념식이 시작된 19시 19분은 임시정부가 수립된 해인 1919년을 기리는 의미를 담았다.
국민참여형 축제인 만큼 기념식 참석을 희망하는 국민은 누구나 신분증을 가지고 이날 오후 6시 30분까지 식장에 입장하면 대한민국 출범 100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기념식은 이낙연 국무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주요 정당 대표, 독립유공자와 유족, 시민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립의 횃불' 퍼포먼스, 임시헌장 선포문 낭독, 국무총리 기념사, 임정기념관 건립 선포, 기념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장을 밝힌 독립의 횃불은 지난 3월 1일 제100주년 3·1절 기념식 때 점화됐다. 이 횃불은 42일간 전국 곳곳의 주요 3·1운동 지역을 돌아 임정 100주년 기념식장에 도착했다. 주자 100명과 국민 팡파르단 40명이 독립의 횃불 완주 퍼포먼스를 하면서 임시정부 기념식이 시작됐다.
민초들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온 3·1운동의 함성을 재현한 태극기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태극기 퍼포먼스에는 배우 30명이 참여했다.
이어 박유철 광복회장이 대한민국 임시헌장 선포문을 낭독하고 임시정부 현장탐방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한다" 등의 임시헌장 조문을 낭독했다.
이낙연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임시정부는 새 나라의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국체를 민주공화제로 정했고, 국민의 평등과 자유를 약속하고 태극기와 애국가를 국가상징으로 공식화했다"며 "지금 대한민국의 기틀이 그때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더 좋은 조국을 만들기 위해 다시 도전해야 한다"며 "조국의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우 강하늘은 이야기꾼으로 등장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꿈'이란 주제로 임시정부의 역사를 감성적으로 풀어냈다.
강하늘과 고은성, 온유(샤이니)가 출연한 '신흥무관학교' 뮤지컬팀의 공연도 펼쳐졌다.
C-47 수송기를 타고 임시정부 요인들이 환국하는 역사적 장면도 재현됐다. 임시정부 요인 환국 퍼포먼스에는 광복군 30명과 현재 국군 20명이 참여했다.
이어 2021년 8월 완공 예정인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이 선포되고, '국민의 나라 대한민국'을 주제로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밴드 국카스텐 보컬 하현우가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노래인 '3456'을 부르고 국립합창단과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창작 칸타타 '동방의 빛' 중 '희(希)'를 공연한 뒤 모든 출연진의 '하늘을 달리다' 대합창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된 기념식이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에는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광복회 주관으로 피우진 보훈처장, 광복회 임직원과 회원, 독립운동 관련 단체장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임시정부선열 추념식'이 거행됐다.
아울러 경기도 파주와 수원, 인천, 광주, 전남 함평, 충북 청주 등 전국 곳곳에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이 개최됐고, 중국 상하이, 충칭, 미국 LA에서도 현지 독립유공자 후손, 재외동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렸다.
한완상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을 비롯한 정부 대표단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5당 원내대표단은 이날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기념관을 방문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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