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명 계약효력 인정받아 입주 vs '선의 피해자' 소명에도 입주 불허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전매로 사들인 아파트 분양권이 과거 불법청약으로 당첨됐었다는 이유로 계약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던 수백명의 분양권 소유자들이 단지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단지는 조합이나 건설사 등이 불법청약이 이뤄진 사실을 모르고 취득한 '선의의 피해자'라고 판단해 입주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계약 취소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분쟁을 겪는 단지도 있다.
11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헬리오시티 분양권을 전매로 취득했다가 이 분양권이 과거 불법청약으로 당첨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계약 취소 위기에 몰렸던 분양권 소유자 6명이 최근 계약 효력을 인정받아 입주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작년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경찰 수사 등을 통해 청약서류 위조 등 불법청약이 드러난 계약 257건에 대해 사업 시행자가 불법 여부를 가려내 취소 등 처분을 하라고 안내했다.
국토부는 처음에는 원천 취소하라는 취지로 공문을 내려보냈다가 분양권 소지자들이 반발하자 사업 시행자가 경찰 등의 도움을 받든 불법성을 가려내 대응하라며 구제의 길을 열었다.
이에 헬리오시티 조합은 자체 판단을 통해 6명의 분양권 소지자에 대해 입주를 허용한 것이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국토부가 최근 사업 주체가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는데, 가락시영(헬리오시티) 재건축 조합이 이들에 대해 선의의 피해자라고 판단해서 공급 취소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산신도시 금강리버테라스1차도 최근 6명의 분양권 소유자에 대해 재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입주를 허용했다.
금강주택 관계자는 "불법 청약을 한 원 계약자와의 계약은 취소하되 이후 분양권을 구입한 현 소유자들에 대해서는 검토 결과 선의의 피해자라고 판단돼 원래 조건대로 재계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강주택은 1명에 대해서는 선의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소명하도록 했으나 충분히 입증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계약을 취소했다.
국토부는 사업 시행자가 직접 선의의 피해자를 가려내기 어려우면 경찰 등 수사 기관의 협조를 받도록 안내한 바 있다.
이에 흑석7구역 재개발인 아크로리버하임은 분양권 소지자 5명이 수사를 자청,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까지 받았으나 아직 입주하지 못하고 있다.
분양권 소지자 이모씨는 "검찰에서도 선의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했는데도 조합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입주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입주가 미뤄지면서 결국 새로운 집을 계약해서 이사비용, 중개사수수료 등을 추가로 물게 됐고 아이들 학교와 유치원 전학 문제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헬리오시티나 다산 금강리버테라스1차의 경우 경찰 조사 없이 사업 시행자가 자체 판단으로 입주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주택 관계자는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어 사내 법무팀이 검토 작업을 거쳐 자체 조사를 통해 선의의 피해자를 가려낸 것"이라며 "다른 사업자와 통화했는데 다들 이런 식으로 처리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선의의 피해자를 주장하는 분양권 소지자 70여명이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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